울산지검, 김기현 前 시장 동생 무혐의 처분
울산지검, 김기현 前 시장 동생 무혐의 처분
  • 성봉석
  • 승인 2019.04.0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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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 전시장 동생 수사한 경찰관 압수수색변호사법 위반 고발사건 ‘강요미수’ 고소 관련직권남용 등 잇단 무혐의에 표적수사 논란 불거저
9일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 관계자가 서류 봉투를 들고 취재진을 피해 지방청을 빠져나오고 있다. 장태준 기자
9일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 관계자가 서류 봉투를 들고 취재진을 피해 지방청을 빠져나오고 있다. 장태준 기자

 

검찰이 울산지방경찰청에서 김기현 전 시장 동생을 수사한 경찰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울산경찰청은 개청 20년만에 최초로 검찰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했다.

울산지검이 9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 변호사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 담당 A씨의 ‘강요미수’ 고소사건과 관련, A씨가 근무 중인 울산지방경찰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이 울산경찰청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개청한 이래로 처음이다.

검찰은 현재 A씨가 근무 중인 112상황실과 이전 근무 부서인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서류 등을 확보하고, A씨의 휴대전화와 승용차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초까지 김 전 시장 동생 수사를 담당했으나, 부적격 논란이 불거져 교체된 인물이다.

지난해 김 전 시장 비서실장 형인 B씨는 “2015년 3월 파출소 소속 경찰관인 A씨가 찾아와 시장 동생과 건설업자 간 작성된 30억원짜리 용역계약서를 내밀면서 ‘일이 업자 쪽에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시장 동생이 힘들어지고 당연히 시장 비서실장인 당신 동생도 힘들어진다’고 했다”며 “A씨는 한 차례 더 찾아와 ‘일이 잘 해결돼야 동생도 좋으니 동생에게 잘 말해달라’고 협박과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A씨는 건설업자 청탁을 받고 나를 찾아온 것”이라며 “업자 청탁으로 협박이나 일삼던 경찰관이 해당 업자의 고소·고발사건을 수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A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반면 이날 울산지검은 아파트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 C씨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다만 C씨가 받는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북구 신천동 H아파트 시행사 변경 과정에서 건설업체 대표 D씨와 사업을 맡게 해주면 30억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한 혐의로 C씨를 지난해 12월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경찰은 약속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파트 사업 부당 개입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 2개 사건의 결과가 같은날 뚜렷하게 갈리면서 검찰이 경찰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 처분을 포함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수사 3건 중 2건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기획·표적 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9일 논평을 내고 “김기현 죽이기 공작·기획 수사 진상을 밝혀야 한다”면서 “현 정권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선거 유린 공작 수사·기획 수사’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수사 3건을 동시에 진행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선거용 기획 수사이자 표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유한국당은 울산경찰 수사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3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당시 울산경찰 수사를 총지휘했던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전 비서실장도 최근 황 청장과 수사를 진행한 책임자 등을 피의사실 공표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따라 당시 울산경찰 수사를 총지휘했던 황운하 전 울산청장도 현재 피고소인으로 검찰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수사 3건 중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해서는 6명을 불구속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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