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제조업 “위기” 노동생산성 증가‘뚝’
주력 제조업 “위기” 노동생산성 증가‘뚝’
  • 김지은
  • 승인 2019.04.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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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기업 증가율도 감소… 한은 “구조개혁으로 총요소생산성 개선해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수준이 높은 선도기업에서도 증가율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규제 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9일 이상협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과 김도완 조사국 전망모형팀 과장은 한은 조사통계월보 3월호에 실린 ‘산업별 노동생산성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2015년 2.2%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7년(7. 9%)보다 5.7%p 하락했다.

반도체와 휴대폰이 포함된 고위기술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같은 기간 14.5%에서 6.8%로 7.7%p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이△8.1%p(13.0%→4.9%), 휴대폰 등 통신·방송 장비가 △7.9%p( 22.1%→14.2%)로 하락 폭이 컸다.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중고위기술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이 기간 6.5%에서 0. 0%로 둔화했다.

특히 조선·해운업 업황 부진에 중고위기술 중 기타 운송장비(선박) 업종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5.4%에서 △4.2%가 되는 등 금융위기 후 노동생산성이 감소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 원인으로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꼽혔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가가치의 증가분으로, 생산과정에서 혁신과 관련 깊다.

혁신기업 출현이 지체되고, 노동과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세가 둔화한다.

기업 수준별로 보면 총요소생산성이 상위 5%에 해당하는 선도기업도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기술 업종의 선도기업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전 11.2%에서 이후 7.1%로 4.1%p 하락했다. 중고위기술 업종에선 이전 시기보다 8.6%p 낮아지며 △0.7%가 됐다.

선도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도 고위기술 업종에서 7.2%p 내린 2.3%, 중고위 업종에선 7.6%p 하락한 △2.5%로 조사됐다. 제조업에서 전반적으로 생산의 효율성이 나빠진 셈이다.

한은은 “제조업 선도기업의 생산성 둔화는 수출 증가세 약화, 혁신 부진 때문”이라며 “후행 기업의 경우 신규기술 도입이 부진한 가운데 신규기업 진입·한계기업 퇴출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자원재배분 효율성이 저화된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다.

서비스업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금융위기 후 2.3%로, 이전(2.5%)보다 0.2%p 하락했다.

정보기술(IT)·정보서비스와 통신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기술(ICT) 생산자서비스업에서는 증가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ICT 생산자서비스업 생산성은 2011 ∼2015년 3.1%로 금융위기 이전(9.0%)보다 5.9%p 하락했다.

한은은 “주력제조업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지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개선을 위해서는 혁신촉진, 효율적 자원배분, 구조조정, 제품의 고부가 가치화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개선해야 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선도산업 발굴, 혁신 창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규제 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금융 위기 이전에 비해 산출당 부가가치 비중이 소폭 증가했으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므로 향후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정규직 및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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