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아이들 웃음소리
사라져가는 아이들 웃음소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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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호탕하게 웃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잠시 후 자고 있는 내 배 위에 보란 듯이 드러눕는다. 그러면 일주일 사이에 몸무게가 늘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정체가 불분명한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해맑은 웃음을 짓는 5살짜리 막내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편안해 보인다. 귀염둥이 막내딸을 보노라면 그동안 사업을 핑계로 밤늦게 귀가하거나 출장으로 집을 비우기 일쑤라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어느새 적응이 되었는지 “아빠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거나 출장이 많은 건 왠지 돈을 많이 벌어 오리란 생각이 들고, 그러면 내가 안정적으로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다”며 제법 엉뚱하고 독창적인 논리를 펼 줄도 안다.

곧 이어 첫째딸과 둘째딸도 막내딸과 함께 배 위에 합류한다. 모처럼 주말을 만끽하며 편히 쉬고 있는 애비를 금방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다. 나 역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뭐가 그리 좋은지’ 아이들과 함께 웃어준다. 아이들 대화는 일주일 동안 학교나 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나 동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거며 배운 영어 솜씨를 뽐내고 마트에 가서 과자를 사먹었던 일까지 정신이 없다. 엄마한테 잔소리를 들었던 일이며 심지어 엄마들끼리 했던 말 등 생생한 보고 아닌 보고도 듣게 된다. 서로 뒤엉키고 깔깔거리는 딸들의 밝은 표정을 보노라면 평소에 이 녀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지 못한 죄책감이 밀려온다.

이처럼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퀸의 메인보컬인 프레디머큐리의 화려하고 절제된 익살처럼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협주곡의 완벽한 하모니처럼 청쾌하고,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순수하고 아름답다. 나의 이런 행복감을 두고 ‘소확행’이라 하지 않던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그동안의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딸 삼형제는 언제 봐도 예쁘고 사랑스럽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녀석들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부모가 잘 이끌어줘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주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죽마고우로 지내고 있는 친구에게는 한 명의 자식이 있다. 필자 입장에서 자식이 많을 경우의 장점을 진지하게 부각시켜 주지만, 그 친구는 구체적인 답변은 피한 채 아내와 충분한 상의를 해보겠다는 형식적인 대답만 할 뿐이다. 이렇듯 저출산 경향이 높아지고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점차 사라져가는 반비례 현상이 나타나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스럽고 두려울 따름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고령화 현상이라 한다. 노년층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그리고 2018년에는 고령사회가 되었고, 2026년경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창기에는 남성의 경제력 부족과 경제적인 문제로 인식되었지만 점차 개인주의, 가치관의 다원화, 성격 문제,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섞이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향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 역시 이러한 저출산을 해결할 4대 슬로건으로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대한민국’, ‘안정되고 평등한 여성 일자리’, ‘주거 및 교육 강화’, ‘모든 아동들의 밝은 미래 보장’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인 안목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해야만 가시적인 효과가 날 것이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아이들의 맑고 희망차고 활기찬 웃음소리가 많이 들리길 간절히 고대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너무나 맑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은 미래의 등불이며 희망이다.

<이윤성 (주)인텍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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