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만세의거 행사 ‘격식 갖춰 하나로’
3대 만세의거 행사 ‘격식 갖춰 하나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0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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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 민족에게 매우 뜻깊은 해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고종황제의 인산(因山)을 이틀 앞두고 일어난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우리 울산시민들에게도 매우 뜻깊은 해다. 서울에서 3·1운동이 일어난 지 약 1개월 뒤인 4월 2일과 4~5일, 8일 세 차례에 걸쳐 언양과 병영, 남창에서 독립만세의거가 들불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2~3일 간격으로 잇따라 일어난 이들 의거를 혹자는 ‘울산 3대 만세운동’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뜻깊은 해에 언양, 병영, 남창 세 곳에서는 제각기 만세의거 재현행사를 중심으로 기념행사를 준비했거나 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일어난 ‘언양4·2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는 2일 오전부터 울주군 언양읍행정복지센터에서 울주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열렸다. 기념행사의 1부는 재현행사 및 시가행진, 2부는 기념식과 공연 및 부대행사였다.

울산에서 두 번째로 일어난 ‘병영(4·4)만세운동’ 기념행사는 다소 거창한 느낌이다. 4일과 5일, 7일 사흘에 걸쳐 열리고 내용도 기념동판 설치와 재현행사에 초청특강까지 더해져 조금 더 다채롭다. 특히 올해로 20년째인 재현행사는 중구문화원이 주최·주관하고, 울산시와 중구청, 울산보훈지청, 교육청, 병영삼일봉제회, 중구축구협회가 공동 후원한다. 맨 나중에 일어난 ‘남창4·8만세운동’ 기념행사는 8일 남울주청년회의소 주관으로 거행된다. 전례로 미루어, 온양초등학교 내 ‘남창3·1의거기념비’ 분향·헌화와 기념식 개최, 재현연극 관람, 시가행진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대 만세의거는 공통분모도, 차별성도 같이 존재한다. 공통분모는 ‘울산에서, 4월에 일어난, 만세의거’란 점이다. 그러나 의거 날짜와 기간, 배경과 성격, 참여규모와 희생자 수는 제각기 다르다. 한 날 한 시에 일어나지 않은 탓도 있다. 그러기에 기념행사를 제각기 치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만세의거 정신을 한 차원 높게 승화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론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1일 울산문예회관에서 거행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도 그랬다. 이날 뮤지컬 공연까지 마련된 ‘고헌 박상진 의사’는 모처럼 크게 부각된 반면 ‘울산 3대 만세운동’은 시와 시교육청이 준비한 엉성한 홍보자료 정도가 고작이었다. 만세의거가 일어난 시점이 4월이고, 날짜가 같지 않은데다, 기념행사를 매년 해당 자치구·군이나 민간단체에서 맡아온 데 따른 선입견이 작용해서가 아닌지 돌이켜볼 일이다.

언양·병영·남창 만세의거는 울산시민 전체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이 자긍심 넘치는 역사적 의거를 시민 모두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내년 삼일절 행사 때는 ‘울산 3대 만세운동’을 격식을 갖춰 재조명하고, 4월의 3대 의거 기념행사도 ‘제각기 따로’가 아닌 ‘모두 다같이’ 참여하는, ‘판 커진’ 행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자주독립 의지를 범시민적 일체감 속에서 해마다 새롭게 담금질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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