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과 색즉시공(色卽是空)
아인슈타인과 색즉시공(色卽是空)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4.0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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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철이 오면 산속 습지에서 개구리 알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개구리 알을 보면 “언제 올챙이가 나올까?” 궁금해 하며 그냥 지나쳤다. 개구리 알 옆에 도롱뇽 알이 있어도 “모양이 다른 것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5년 전 강길전 교수가 펴낸 ‘양자의학’이란 책을 읽다가 충격적인 글을 접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생물물리학자 가자예프의 놀라운 연구논문이다. 핵심만 줄여서 이야기하면 도롱뇽 배아(胚芽)에서 양자파동장을 채취하여 개구리 배아에 쏘았더니 개구리 배아에서 개구리가 아닌 도롱뇽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유전학을 뒤엎는 혁명적인 실험이다. 이 연구논문을 접하고 나서 그간 공학도로서 배운 자연과학 현상들과 인문학에서 공부한 지식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파동·입자 이중성은 빛이 과연 입자인지 아니면 파동인지에 대한 논란에서 비롯되었다. 빛이 두 가지 성질을 모두 지닌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고, 이후 빛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물질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다 지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인슈타인의 에너지보존 법칙인 ‘E=mc2’도 물질은 곧 에너지가 변한다는 공식이다. 우주의 기원에 관한 많은 설이 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이 받아들이는 이론은 빅뱅 이론이다. 이 이론은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약 137억년 전에 한 점에서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양자의학에서는 사람은 육체라는 물질적 구조 이외에도 양자파동장이라고 하는 에너지 구조와 감정과 의식 등 마음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질병을 치료한다. 즉 양자파동장의 원리를 이용해서 에너지 차원에서 먼저 치료가 이루어지고 인체를 구성하는 분자, 세포, 조직, 장기에 이르기까지 인체 전체를 양자파동장을 응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눈에 보이는 육체를 다루는 의학을 ‘생의학’, 육체 속에 숨어있는 정보-에너지 구조를 다루는 의학을 ‘정보-에너지 의학’, 그리고 마음을 다루는 통합의학을 ‘양자의학’이라고 부른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반야심경에 보면 ‘색즉시공’이란 말이 나온다. 눈에 보이는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우리가 종이에 불을 붙여 태우면 몇 초 안에 모두 타서 우리 시각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에너지로 변화하여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공(空)에서 왔고,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는 공(空)이 곧 물질이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물질과 비어 있는 공(空)의 세계는 둘이 아니라 하나’다.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과 에너지가 변하여 눈에 보이는 물질이 되었다는 결론이 필자의 생각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인들이야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가을이 왔다”고 노래할 수 있지만 공학도들은 “개구리 배아 논문 한 편을 읽고 색즉시공이라는 결론이 타당하냐?”는 의문이 생긴다. 앞으로 그런 논문이 여러 편 지속되어야 결론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던 중 양자의학 책에서 비슷한 연구논문을 발견했다. 러시아의 물리학자 츠얀 칸젠이 생체의 파동에너지장을 수신도 하고 송신도 하는 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그는 이 장치를 이용해 달걀의 파동에너지장을 복사하여 오리 알에 전송한 후 오리 알을 부화시키면 닭과 오리의 잡종이 생긴다고 하였다. 즉 유전자 조작 없이 유전정보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카자예프와 칸젠의 연구결과는 일치하기도 하지만 상충하는 점도 있다. 동일한 결과는 유전자 조작 없이 유전정보가 전달된 것이고, 상충하는 결과는 카자예프는 개구리에서 도롱뇽으로 백 퍼센트 바뀌었지만 칸젠은 잡종이 태어났으니 반반인 셈이다. 이러다보니 아직 필자의 생각을 하나로 정리하기에는 이른 감이 든다.

아인슈타인은 불교와 아무 상관없는 물리학자로서 물질(色)과 에너지(空)보존 법칙을 발표한 후 훗날 불교경전을 접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물리학적 이론이 부처님이 설파하여 놓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에 다름없음을 알게 되었다고 자서전에 남겼다. 아인슈타인과 색즉시공은 시공을 초월한 놀라운 접점이 아닌가.

<김기병 NCN 전문위원·전 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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