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무상급식 시행 후 잔반 처리비용 증가
울산, 무상급식 시행 후 잔반 처리비용 증가
  • 강은정
  • 승인 2019.03.3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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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줄어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늘어나작년 6억1천만원, 제도시행 2년전보다 5천만원↑‘공짜’ 인식 팽배해 쉽게 버리고 골라서 음식 섭취급식 질 향상 등 대책 시급… “관리방안 마련하겠다”
지난 29일 남구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남긴 반찬들을 버리고 있다.	윤일지 기자
지난 29일 남구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남긴 반찬들을 버리고 있다. 윤일지 기자

 

울산지역 초중고 학교에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급식을 남기거나 먹지 않고 버리는 잔반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학생수는 줄고 있지만 음식물 처리비용은 증가하면서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울산시교육청 2016~2018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과 처리비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은 6억1천여만원으로 무상급식 시행 전인 2년전 대비 5천여만원 증가했다.

2016년 5억6천만원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된 2017년도 5억9천만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무상급식이 시작된 시기는 초등학교 2017년, 중학교 지난해 3월, 고등학교는 지난해 9월이다.

잔반 처리량도 늘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2016년도와 2017년도 연간쓰레기 발생량을 학생수로 나눈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2016년도 18.9kg에서 2017년 19.7kg로 늘었다. 고등학교 역시 2017년 1인당 30.8kg에서 지난해 31.6kg로 증가했다.

중학교는 지난해 28.1kg로 나타나 전년 대비 0.7kg 줄어드는데 그쳤다.

연간 잔반처리량은 2016년 4천여t에서 2017년 4천100t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천980t으로 줄었다.

학생수가 2017년 16만4천명에서 지난해 15만9천명으로 5천명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음식물 쓰레기 감소폭이 학생수(1인당 평균 25kg 배출) 감소 수준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처럼 해마다 학생수는 줄고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증가하는 원인이 무상급식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무상급식 시행 이후로 학생들이 ‘공짜’라고 쉽게 버리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이달의 식단’을 미리 파악해서 골라 먹는 게 현실이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육류 등이 나올 때에는 잔반이 줄지만 채소류와 생선이 나오는 날이면 음식물 쓰레기양은 어김없이 늘어난다. 맛이 없다며 불만을 갖고 배식 받은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버리는 양이 늘어난 탓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무상급식 이후 급식 질이 떨어졌다며 추가 비용을 내서라도 질 좋은 급식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양사는 “무상급식 시행 이후 버려지는 음식물 양이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아이들 입맛을 고려하자니 영양이 걱정되고, 잔반을 줄이려니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돈까스, 새우튀김, 육류(불고기, 제육볶음, 함박스테이크 등)를 식단에 포함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무상급식 1인당 1끼 단가는 초등학교 2천750원, 중학교 3천450원, 고등학교 3천950원으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음식물 처리비용이 1명당 3천859원이다. 급식비에 음식물 처리비용까지 모두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무상급식 비용은 820억원이어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잔반 줄이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대상으로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학생들 교육적인 측면에서라도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급식 질을 높여서 잔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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