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관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 활동 등으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보다는 이전이 비용이나 시간 절약 면에서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울산발전연구원(원장 오정택)은 최근 도시공간연구실 연구위원들이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방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연구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변일용 선임연구위원을 필두로 이주영·정현욱·권태목·김승길 등 5명의 연구위원들은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방향을 순환재건축, 전면재건축, 이전 세 가지 방안으로 나눠 시간과 비용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순환재건축 방식은 농산물과 수산물, 청과물 등 여러 종류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재의 부지 인근에 임시영업장이 필요하고, 공사기간이 다른 방식에 비해 매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총사업비는 임시영업장을 포함해 2천641억8천300만원 정도가 예상됐다. 다만 공사기간이 길어질수록 공사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면재건축 방식은 현재의 수준과 비슷한 규모의 임시 시장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하고 영업이 가능한 후에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
이 경우 임시시장을 개설할 부지를 임대해야 하고 공사가 완료된 후에 철거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임시 시장 개설과 공사 기간까지 계산한 결과 비용도 다른 방식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총사업비는 임시도매시장을 포함해 3천337억8천30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됐다.
마지막으로 이전 방식은 현재의 부지에서 이전할 때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고, 다른 방식에 비해 사업기간이 적어 사업시작부터 완료까지 최소 3년에서 5년 사이에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또 이전에 따른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현재의 부지를 매각할 경우 그 비용을 사업비에 충당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부지매입기간을 포함해 예상되는 총 공사기간은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고 사업비는 공사비 1천678억3천300만원을 포함해 2천263억3천200만원으로 예상됐다.
다만 기존 부지를 매각할 경우 공사금액은 1천372억3천400만원이 남을 것으로 전망됐다.
변길용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재건축 방식은 현재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주변의 환경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반면 사업 추진 시 발생되는 공사소음, 동선, 주차문제 등 많은 민원이 예상되며 임시시설에 대한 비용부담을 포함한 많은 공사기간과 비용이 사업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의 경우에는 사업비 부담도 다른 방식에 비해 낮음을 알 수 있는데 현재 부지의 매각에 따른 비용절감과 함께 상대적으로 짧은 공사기간, 사업추진 시 기존 시장에서 시장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시는 지난 2월 19일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방향을 결정지을 추진위원회 활동을 본격화했다. 추진위는 송병기 경제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당연직 위원은 일자리경제국장 등 3명, 위촉위원은 유통·물류·도시계획 등 관련분야 전문가 8명, 유통종사자 7명, 시민대표·생산자 등 7명 등 총 26명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향후 활동을 통해 국비공모사업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신청 및 추진방향을 올해 안으로 설정한다. 시는 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바탕으로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국비 공모사업에 사업추진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1990년 개장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설노후화와 부실한 관리·보수, 저온저장시설 부족, 비효율적 주차관리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울산도매시장의 청과물 1일 평균거래 규모는 2014년 9만6천4t, 2015년 9만4천788t, 2016년 9만1천518t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균 거래량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시는 2011년부터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상인들 간 의견대립으로 계속 표류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24일 새벽 화재로 수산물 소매동이 전소되면서 시설현대화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