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산업 선구자로 우뚝 서는 날까지
안전산업 선구자로 우뚝 서는 날까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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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진도 8.0 강진에 이어 쓰나미가 급습해 원자력발전소가 초토화되는 대재앙이 일어났다. 이 사건 이후 세계 각국은 원전 안전성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이에스다산도 홍수·지진·화재·쓰나미 같은 극한재해에서 원전을 안전하게 방호하는 기술벤처기업으로서 울산에서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했다.

울산은 지리적으로 원전 관련 산업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웃한 부산에는 6개 원자로가, 울산에는 1개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현재 3개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 경주의 5개 원자로와 방사선폐기물처리장까지 감안하면 울산은 원전산업 중심지역이다. 울산의 많은 산업 플랜트에서 지금도 방사선을 이용한 안전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방사선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울산은 원자력 관련 산업이 발달하기 좋은 최적지임에 틀림없다.

정부의 에너지산업 전환 정책, 흔히 얘기하는 탈원전 정책은 원전 관련 산업계에겐 무시무시한 쓰나미 같았다. 하지만 2011년의 후쿠시마 쓰나미가 안전기술 벤처기업의 창업 기회였다면 지금의 두 번째 쓰나미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먼저, 국내 원전시장만 내다보던 작은 기업이 안목을 넓혀 세계 원전시장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수출은 다른 사람들의 먼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던 작은 기업이 지난 1년 동안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러시아·아랍에미리트·스페인·독일·프랑스로 찾아가 그동안 개발한 원전 안전기술을 설명하고 돌아왔다. 그 결과 곧 수출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초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대통령에게 두 가지 말씀을 드렸다. “작은 중소기업에게는 원전 수출 못지않게 원전기자재와 원전안전기술 수출도 가치가 있다”면서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오늘이 우리 회사가 스페인 원전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선급금이 처음 들어오는 아주 뜻깊은 날”이라 말씀드리니 환한 웃음과 함께 모두 뜨거운 박수로 화답해 주었다.

원자로 수출을 위해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원자로를 수출하는 일이 대기업 몫이라면 많은 강소 원전기자재업체는 어떤 판로를 개척해야 할까. 쉼 없이 고민하고 그 해법을 찾아 돌아다녔다. 기술력을 겸비한 우리나라 강소기업은 세계 각국과 협력하여 원전기자재 수출길이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원자로를 제외한 원전기자재 산업이 낙후해 우리 강소업체에게는 희망의 땅이기도 하다.

울산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메카다. 자동차와 조선해양 플랜트에다 대규모 화학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 대부분이 울산 인근에 산재되어 해일이나 침수사고가 발생하면 일본 후쿠시마처럼 원전이 큰 위험에 놓일 수도 있다. 또 대규모 산업시설이 밀집해 자연재해나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언제든지 화재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로, 울산이 인명과 재산·설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안전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어둡고 침울한 울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신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회사 같은 중소기업은 뿌리기술에 기반한 안전산업 선구자로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각오가 되어있다. 울산이 우리나라 안전산업의 메카가 되고 울산이 세계 안전산업의 중심이 되는 날까지 모두 힘을 모아 나가자. 안전산업으로 희망찬 울산경제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겠다.

<황재호 이에스다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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