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찾은 외국인 관광객 “불편하다”
울산 찾은 외국인 관광객 “불편하다”
  • 이상길
  • 승인 2019.03.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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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아직 먼 국제관광도시 울산작년 관광객 전년比 240% 늘었지만생활습관 등 배려 미흡 이의제기 잦아지역 전담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 없어접객 사고방식 향상·인프라 보완 시급

 

미국인 프랭크 밀러(34)씨는 얼마 전 한국 여행의 한 코스로 울산을 들렀다가 조금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서울을 경유해 울산으로 내려온 밀러씨는 울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여행사가 지정한 식당에 들렀다. 그런데 그 식당은 식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신발을 벗고 양반자세로 앉아 밥을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밀러씨는 식사 시간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최근 울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국제관광도시로서 울산의 위상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지역 관광업계의 마인드나 인프라는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의 생활습관에 대한 섬세한 배려도 부족하고, 울산 소재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도 사실상 전무해 국제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사 주관 관광객 현황(인센티브 지원 여행사)을 분석한 결과 울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2만5천618명으로 2017년 7천514명 대비 무려 240.9%(1만8천104명)나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체류 기간도 2017년에 비해 지난해 크게 늘었는데 2017년의 경우 당일상품 483명, 2일 상품 5천712명, 3일 이상 상품 1천319명이었지만 지난해는 당일상품 967명, 2일 상품 2만2천398명, 3일 이상 상품 274명으로 체류형 관광객이 250.6%나 증가했다. 특히 2일 상품이 2017년 5천712명이었다가 지난해 2만2천398명으로 급증해 체류형 관광을 주도했다. 이는 시가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는 여행사를 대상으로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지만 시 및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울산을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현장 클레임(이의 제기)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울산을 찾은 외국인들을 현장에서 만나면 일부 여행사들이 음식점 지정 등에서 외국인들의 생활습관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클레임을 자주 듣고 있다”며 “울산에서 활동 중인 여행업체들이 울산을 잘 모르고,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마인드도 부족한 탓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는 올해 1회 추경에 ‘울산 관광 서비스 컨설팅’을 위해 5천만원을 긴급 편성,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맞춰 지역 관광업계 관광 마인드 제고에 나서고 있다. 또 인터넷상에서 울산상품 구성 시 필요로 하는 정보만을 모아서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한눈에 들어오는 울산관광 e-길잡이 제작’을 위한 예산 5천만원도 긴급 편성했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은 울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다보니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의 관광 마인드 제고를 위한 관광정책 및 관광서비스 교육이 전무한 실정이었다”며 “이에 올해 첫 추경에 ‘울산관광 서비스 컨설팅’ 예산을 긴급 편성해 오는 12월까지 관광업계 종사자 전문 교육 및 컨설팅, 울산관광 발전 컨퍼런스 등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한눈에 들어오는 울산관광 e-길잡이’홈피를 따로 만들어 인센티브 등 울산시의 관광지원 정책을 비롯해 숙박, 관광지, 체험, 축제, 식당 등의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주요 여행코스를 소개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행업체들이 울산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울산이 국제관광도시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울산 소재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자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울산을 소재로 둔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는 현재 거의 전무하다. 시가 울산전담여행사를 지정해 올해도 운영하고 있지만 상위 10개 여행사 대부분이 서울 소재 여행사다. 울산은 단 2개뿐인데 이들 모두 국내 여행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이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울산을 찾는 외국인 대부분이 서울 소재 여행사를 통해 서울을 경유한 뒤 울산을 찾고 있다”며 “그 동안 울산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지 않아 울산소재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가 전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울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울산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울산 소재 해외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생겨야 한다”며 “그러려면 시 차원에서도 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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