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목욕탕] 1970년대 위생 위해 학교서 목욕탕 운영
[우리동네목욕탕] 1970년대 위생 위해 학교서 목욕탕 운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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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목욕탕 ⑦ 북구의 현대식 목욕탕
북구에서 가장 오래된 대중목욕탕 ‘신전탕’. 1983년 개업해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북구에서 가장 오래된 대중목욕탕 ‘신전탕’. 1983년 개업해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북구 지역의 현대식 공중목욕탕은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에서 운영했던 강동중학교 목욕탕과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운영한 기업체의 구내목욕탕, 영업용 대중목욕탕이다.

세 가지 형태 중 가장 이른 시기의 현대식 공중목욕탕은 강동중학교 목욕탕이었다.

달골(무룡동)에서 태어나 강동중학교를 다니며 성장한 이정걸(62)씨의 구술에 따르면 “1972년께로 기억하는데 당시 학교에서 교사 뒤쪽에 땅을 사들여 배구장을 만들었다. 그 한쪽 구석에 목욕탕을 지었다. 그때 계단식으로 땅을 파는 작업에 재학생들을 동원해 무척 고생했는데, 정작 목욕은 몇 번 못하고 졸업했다.”

목욕탕에는 남녀로 구분한 탕과 탈의실이 있었고, 샤워기 등 다른 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목욕탕이 드물었던 시절이라 교통이 불편했던 강동 지역 내 학생들의 위생을 위해 지었는데, 이 목욕탕이 강동 지역에 생긴 최초의 목욕탕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설·추석 명절 때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목욕탕을 개방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북구 지역에 설치된 공중목욕탕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시설로 보인다. 당시 이정걸씨가 공부했던 교사는 지금은 폐교돼 없어졌다.

그 다음에 생긴 것이 회사 구내목욕탕이다. 달천철장에서 근무했던 윤석원(71)씨에 따르면 회사에 목욕시설이 처음 생긴 것은 1978~1979년이다. 대한철광개발(주) 울산광업소가 민영화돼 삼미그룹의 일원으로 편입된 시기였는데, 얼마 후 삼미광업개발(주) 울산광업소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 목욕탕에는 특별한 시설은 없었고 보일러에서 온수를 공급받는 탕만 있었다. 샤워시설도 없었다.

그래도 따뜻한 물이 찰랑대는 목욕탕에서 목욕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모두가 만족했다. 직원들의 가족에게도 목욕탕을 개방했다. 호계에 부산탕이 생긴 후에도 여전히 가족들이 이용을 했다.

북구문화원의 사무국장 김경곤(52)씨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당시 그의 부친은 석유화학단지에 근무했다. 회사의 통근버스 종점이 병영이라 상방에서 병영까지 걸어가서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가서 목욕을 했다고 한다.

1968년부터 공장을 가동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사내 목욕탕을 뒤늦게 설치했다. 30여년 전의 일이고, 그동안 관리부서가 바뀌는 등 기록에 의해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나마 구술을 통해 공통되는 이야기를 정리하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소재 공장에 목욕탕이 제일 먼저 생겼다. 노동조합의 활동이 활성화되던 시기인 1980년대 중반으로 샤워시설은 없고 탕만 있었다.

이때쯤이면 북구에도 대중탕이 몇 곳 생겨서 영업을 했다. 세 형태 중 영업용 시설이 가장 늦게 북구에 등장했다. 북구청에서 2017년에 펴낸 ‘울산북구 기네스북’을 보면 북구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탕은 염포동 신전시장 안에 있던 신전탕이다. 1983년 3월 11일 개업해서 지금도 영업하고 있다.

글·사진=울산시문화원연합회 ‘울산의 목욕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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