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엄마 민들레 / 강성규
[디카+詩] 엄마 민들레 / 강성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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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 못해

결혼 못해

너희들은 언제 떠날 거니?

나도 너희들 보내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단다.

 

현실을 반영히는 강성규 선생님의 디카시 《엄마 민들레》를 감상하면서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민들레 엄마는 새싹이 돋고 노란 꽃망울을 피울 때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기대도 잔뜩 했을 거예요. 자식들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돌보면서 뒷바라지했을 텐데요. 하지만 자식이 스스로 독립할 시기에 독립하지 못하고 나이 많은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자식뿐 아니라 부모도 힘들다는 건 불 보듯 뻔합니다.

오죽했으면 혼자 살고 싶다고 소리치며 떠나라고 했을까요? 문득 심리학자들이 말한 피터팬 증후군이라든가 캥거루족이 생각납니다.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은 육체적으로 성숙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캥거루족이란 어미 캥거루 주머니 속에서 1년여를 보내는 아기 캥거루에 빗대어 학교를 졸업한 후,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의 경제력에 의지하여 독립하지 못하는 젊은 층을 말합니다.

철 없이 부모에게 의지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자식만 탓할 수 없는 것이 경제적 불황이 깊어지는 현실 속에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는 나라가 경제의 고용 창출력 제고에 주력하고 주거비 및 보육비 부담 완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합니다.

떠날 때 말없이 떠나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가 되면 자기 일을 찾아 떠나는 자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웅해 줄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은 참 뿌듯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 빨리 불황을 뚫고 나라 경제가 좋아져 취업난과 주택난을 겪지 않는 사회가 되어 자식들이 떠날 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박해경 아동문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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