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⑷ 화학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방안
▶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⑷ 화학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방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2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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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눈과 입이 즐거운 봄이 찾아왔다. 눈부신 봄꽃들의 만개로 어디에 눈길을 둬야할지 모를 정도다. 요즘 주변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의 진화가 기존 산업이나 사람의 능력에 접근하거나 오히려 추월해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에 의해 과거 산업을 지배해 오던 ‘게임의 법칙’이 완전히 변화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인류의 일상생활에 전반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결국 화학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화학산업과 관련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과 같은 정보통신기술들은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한 성능과 더불어 가능한 비용 수준에 도달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들 기술들이 화학산업의 핵심 공정 및 마케팅 절차에 통합돼 운영절차를 디지털로 변환하고, 스마트 플랜트와 함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할 만큼 진보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독일의 바스프사의 페어분트 사례처럼 정보통신기술 활용을 통해 화학산업단지의 유틸리티 자원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과연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시와 울산지역의 화학산업 관련 인력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정보통신기술 적용으로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해 화학산업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한 단계 향상시켜야 한다. 스마트 플랜트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통해 조기에 이상 징후 및 위험성을 감지해 공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인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구축한 미래형 공장이다. 최근 스마트 플랜트 구축에 적용 중인 드론을 활용한 배관 및 설비 안전점검이나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 등의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이 좋은 사례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제조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공정 안전성과 함께 에너지 절감 및 환경오염 저감 등의 운영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둘째,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료 및 수요시장 심층 분석을 통해 최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물류시스템을 최적화해야 한다. 화학기업은 수요 예측과 이에 따른 생산계획을 수립해 생산 역량의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업체에서 적용하거나 추진 중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납사 가격의 예측 모델이나 제품의 수요 예측 모델 등을 통해 수요 변화에 따라 공정 운영을 계획하고 조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화학제품의 물류 관리에도 적용해 위험한 화학물질의 안전한 배송을 지원하고 공급망 관리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 지역 내 산학연(産學硏) 협업을 통한 연구개발로 수익 확대를 위한 신소재 및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역사 속에서 기존 세 차례의 산업혁명은 모두 소재 혁신과 함께 이루어졌으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하드웨어의 핵심도 기존 물성을 뛰어넘는 소재 개발이다. 과거 범용제품 일변도의 규모의 경제에 의한 성장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취약한 화학소재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유망 분야인 미래자동차에 대비한 융복합 소재와 차세대 IT소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화학산업은 석유 및 천연가스를 원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해 생활용품이나 자동차, 전기전자, 의류, 건축 등 다양한 산업의 생산과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이다. 화학산업의 변화가 전후방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화학산업의 선제적인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혁신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전직 대통령의 이야기가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울산 화학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13번째 맞이하는 ‘울산 화학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해 철저히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미리 강구해 실행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울산시민 모두가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

<최우진 SK종합화학 올레핀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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