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⑶]
[▶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⑶]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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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산업의 활기찬 미래를 향하여

1859년 8월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인류 최초로 채굴기계를 사용해 지하에 묻혀있는 석유를 직접 시추한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20세기 초 시추기술의 발전으로 미국을 비롯한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석유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인류의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석유 시대로 변화시키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채굴 초기 단계의 석유는 주로 램프용 등유 또는 난방 취사용 연료로 사용됐으나, 19세기 말 이후 자동차 및 프로펠러 비행기 엔진이 발명되면서 내연기관의 연료유로 대량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세기 초 석유화학공업이 태동하면서 석유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천연자원으로 활용되면서 인류 역사에 있어 본격적인 석유시대가 시작됐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생활용품 대부분은 플라스틱, 비닐, 고무, 합성섬유, 합성세제, 화학비료, 도료 등 석유화학제품을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제 석유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석유의 산업화는 인류역사를 바꾸는 역할도 했다. 과거 18세기에 영국은 석탄을 사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 덕분에 세계 패권국의 위상을 갖게 됐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 거대 유전을 보유하고 자동차산업이 번창하게 된 미국에게 패권국의 지위를 넘겨주게 된다. 또한 20세기 이후 발생한 1차 및 2차 세계대전 및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대부분 전쟁의 배경에는 석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동안 석유는 천연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세계 경제사적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귀한 존재였지만, 최근 그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는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바로 천연가스의 일종인 셰일가스와 수소 연료전지의 등장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셰일가스와 연료전지는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며 우리의 생활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이미 19세기에 발견됐으나 땅속 깊은 곳 암석층에 넓게 퍼져 있어 채굴이 어려웠으며, 200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추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신에너지원으로 급부상했다. 셰일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 기준으로 향후 최소 60년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셰일가스의 대량 생산으로 미국은 세계1위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세계 에너지 시장의 공급과잉을 초래해 국제 원유가 하락을 주도하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바야흐로 가스경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한편, 최근엔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원과 공해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연료전지의 상업화가 실현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전해질 속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공해물질의 배출 없이 단지 물만 생성될 뿐이므로 친환경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기차의 동력원으로 대체하는 한편,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 사용하는 수소는 석유화학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가스에서 만드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를 분해해서 얻는 추출수소가 대부분이므로 하루빨리 CO2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유산업은 세계 6위 규모의 원유 정제시설과 세계 5위의 석유제품 수출대국으로 부상했다. 석유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 및 화학제품을 되팔아 외화를 벌어드리는 효자로 탈바꿈하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수출강국으로 변신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 현상과 더불어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은 정유산업이 과거 석유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음을 시사한다. 국내 정유사는 세계 최고의 고도화 수준을 지향하면서 석유 메이저와의 경쟁을 통해 자리매김을 해왔다. 이젠 또 다른 새로운 변화를 통해 과거의 영광이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울산시민과 함께 ‘제13회 울산 화학의 날’을 축하한다.

<박지만 S-OIL 정유/윤활 생산공장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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