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⑵]정밀화학과 한국형 페어분트(K-Verbund)
[▶제13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⑵]정밀화학과 한국형 페어분트(K-Verbund)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8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곳곳에서 꽃소식이 들려와 눈이 호강하는 계절이다. 울산 주력산업들도 하루빨리 침체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한다. 석유화학산업은 제조업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모든 산업의 기반이며 혈액과 영양소에 해당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울산에 있어서는 주력산업의 맏형으로 지난 50년 세월 동안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밀화학 분야에서의 중국의 부상과 대 중국 수출 감소, 북미 셰일가스 산업 성장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 등 무역여건 악화, 제품공급 과잉, 국내외 환경규제로 인한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3D프린팅 등 새로운 신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기술이 필수적이다. 산업혁명을 소재혁명이라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화학소재공정의 혁신이 없으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은 요원하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성숙기에 도달한 울산의 석유화학산업은 ICT 융합을 통한 공정 고도화 및 첨단 안전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민관(民官) 간의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야흐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물품뿐만 아니라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별 기업이 소유할 필요 없이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고 대금을 지불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차량, 자전거, 책뿐 아니라 재능, 금융, 숙박, 지식 및 아이디어까지 모든 분야에 공유경제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IT 분야에서도 요즘 클라우드 서비스가 공유경제 기반의 서비스로 개발돼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2025년에 3천350억 달러(한화 376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학남산업단지의 정밀화학업체를 대상으로 울산시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올해부터 공동 추진하는 ‘유틸리티성 자원공유서비스 제공사업’은 큰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투자 효율이 낮아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구축하기 어렵고, 생산에 필요한 간접적 지원을 위한 자원을 공동으로 구축해 공유하고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학남산업단지에 유틸리티성 자원공유지원센터를 구축하고, 공유 플랫폼을 통해 공용장비와 9대 자원공유서비스를 중소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통해 중소기업에 필요한 공용장비와 공유서비스를 도출했으며 안전교육 지원을 위한 4개의 안전관리 공유서비스와 엔지니어링 지원을 위한 5개의 설비관리 공유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안전관리 공유서비스는 법정의무 및 해외선진 안전관리시스템, 위험성평가시스템, VR기반 안전교육 공유서비스 등으로 구성되고, 설비관리 공유서비스는 가압장 펌프, 압력용기, 탱크, 파이프라인, 화학반응기 등의 설비 공동관리 및 예지보전시스템 공유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이는 독일의 글로벌 종합화학회사인 BASF사가 페어분트(Verbund)라는 통합공유시스템을 통해 연간 160만t의 원유절감 효과를 거둔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정밀화학산업의 실정에 맞게 적용한 한국형 페어분트(K-Verbund)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자원공유서비스 제공을 통해 약 376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1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생각난다. 공유경제에 가장 적합한 말이다. 정밀화학산업은 다품중 소량 생산이라는 산업 특성상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밀화학산업의 시설과 장비,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를 공유한다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제13회 화학의 날’을 맞이해 유틸리티성 자원공유서비스인 한국형 페어분트를 통한 울산 정밀화학산업의 따뜻한 봄날을 기대해본다. 아울러 울산의 모든 화학산업인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