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참 목적은 미래가치의 극대화
혁신의 참 목적은 미래가치의 극대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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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려울 때 “이대로는 안 된다” 하면서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등장하는 용어가 “모두 바꾸자”라 해서 ‘혁신(革新)’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바꾼다’ 함은 시간을 바꿀 수 없어도 공간이나 사람을 포함한 사물을 바꿀 수는 있다. 정치적으로 쓰는 혁명이나 쿠데타 같은 단어는 정치 주체세력을 바꾸는 경우를 말하고, 산업사회에서는 혁신이나 개혁을 말한다. 즉 현재 환경을 일부가 아닌 전부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일반사회에서는 물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썩은 물은 비우고 새 물로 채워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새 물을 채우면 신선하고 활기가 넘치는 에너지로 바뀌어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

혁명과 혁신은 용어상의 차이가 있으나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혁명은 정치적 혹은 군사적 용어로서 쿠데타가 성공하면 혁명이고 실패하면 역적이 되니 거기서 생사가 갈린다. 혁신은 현재의 사실이나 사물을 바꾸어 미래가치를 더욱 좋게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진행된다. 일견 생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나라나 회사의 미래를 걸고 혁명처럼 수행하는 거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현대사를 보면 아직도 살아남은 대기업이 많다. 그것은 회사의 운명을 걸고 지속적인 혁신운동을 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정주영 회장은 늘 혁신적인 마인드로 경영을 했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비하여 항상 내부조직을 변경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업무 집중도와 긴장감을 높여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능력을 키운 것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1980년대에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라고 지시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가히 혁명적인 발상을 통하여 전 구성원의 정신을 집중시키고 긴장감을 갖도록 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다.

이처럼 기업에서는 정치인이나 군인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처절함이나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운동은 매우 중요하며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키워드다. 필자가 현업에 근무할 때 그 당시 일본의 기술수준을 뛰어넘기 위해 ‘공장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연구한 사례가 있다. 한국의 제조기술을 한 차원 높이는 방법은 우리나라 국민만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선진기술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그래야만 비로소 우리 고유의 생산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경쟁도 커진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시스템이 ‘SSG Production System’이다. 우리 국민은 특히 손기술이 좋고 인내심이 강하며 조금만 동기부여가 되어도 신바람 나게 일하는 특징이 있다. 바로 이 점을 생산 시스템에 접목시킨 것이다. 약 38년 전 이야기다.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일등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휴대폰 등 산업계를 비롯하여 의료계, 문화계 그리고 스포츠계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손기술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흥겹게 만들어낸 좋은 사례다.

우리 주변에 혁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진 않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가 스포츠계다. 구기 종목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감독이라면 자신의 철학에 딱 들어맞는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야구를 보면 투수는 물론 포수나 야수도 실책하는 즉시 교체된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감독의 과감한 선수교체는 기업에서 보면 혁신과 다를 바 없다. 하물며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믿음을 저버리는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죽느냐 사느냐’ 사활이 걸리는 기업이 혁신을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다수 국민에게 지금 가장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는 정치계는 혁신이나 개혁을 통해 국민에게 칭찬받을 만한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현재의 한국 정치상황과 지난날 기업의 성공신화를 비교해보면서 정치주체와 정치인에게 감히 요청한다. 국민의 동의 없이 진행하는 국가정책은 즉각 중단해야 하고 국민이 원하는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을. 혁신의 참 목적은 미래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외찬 NCN 전문위원, 前 호창기계공업 총괄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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