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학교폭력 예방,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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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날씨 속에 들녘에는 매화, 산수유에 이어 개나리까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3월 새 학기를 맞아 학교들이 개학한 지 보름이 지났다.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친구 사귀는 재미에도 푹 빠져 있다. 그러나 새 학기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고 두려움과 아픔으로 느껴지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폭력’ 때문이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안팎에서 개인 또는 집단이 다른 학생에게 신체적·언어적·정서적 공격을 가하거나 재산상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학기가 새로 시작되는 3~4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비율도 평소보다 30%이상 높다. 작년 상반기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는 피해유형이 △언어폭력(34.7%) △스토킹(11.8%) 순이었고, 특히 사이버 괴롭힘(10.8%)이 신체 폭행(10.1%)을 능가하는 추세였다.

최근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과거에는 단순 폭행이나 다툼, 왕따, 빵셔틀 정도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폭력의 집단화와 금품갈취 등 언어·정서적 폭력과 스마트폰 증가에 따른 카톡 왕따, 와이파이 셔틀, 불법 촬영, SNS 이용 성범죄와 사이버폭력 등 새로운 형태의 폭력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 수위나 강도도 점차 높아져 저연령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그 방법도 날로 조직화·지능화·상습화되면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온갖 방법의 괴롭힘이 다 나타나고 있다. 이는 피해학생들이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없을 만큼 깊은 후유증을 남기기 마련이다. 경찰에서는 학교폭력의 변화에 맞춰 예방 캠페인, 예방 교육 등 각종 홍보활동으로 경각심을 심어주고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학교폭력 상담 및 신고 창구로는 117전화, 문자‘#0117’, 1388 청소년긴급전화와 Wee센터,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는 물론 학교전담경찰관도 있어 24시간 내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회복적 사법제도’이다. 이는 기존의 학교폭력을 학생 간의 문제라기보다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고 피해자·가해자·지역사회모임(상담센터직원, 학교관계자, 경찰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게 하는 접근방식이다. 요컨대, 가해학생에게 피해학생이 받은 상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피해학생을 만나 반성할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예방하고, 학교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교폭력 확대 방지 제도’이다.

가해학생 처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이다. 그리고 학교폭력은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근절될 수 없다. 사회구성원 모두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합쳐질 때 미래의 주역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으로 바르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정도석 울산동부경찰서 방어진지구대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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