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자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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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6만명이 증가한 것에 대해 경제라인 공무원들은 ‘다행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공무원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내용을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1983년 이후 36년 만에 가장 큰 폭인 39만7천명이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26만3천명, 지난해 2월 대비)를 주도했다. 정부가 26만명 규모의 노인 일자리 사업을 조기 시행하면서 지난 1월 실업자로 잡혀있던 노인 구직자가 대거 취업자로 바뀐 영향이다. 정부가 돈으로 고용시장을 떠받치면서 당장 지표는 좋아졌지만 공공부문 단기 일자리라 진정한 고용상황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실 노인 일자리라는 게 뭔가.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공급하여 노인에게 소득 창출 및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노인들은 일을 통한 적극적 사회 참여와 소득 보충 및 건강 증진의 기회를 얻고, 사회적으로는 노인 문제 예방 및 사회적 비용의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노인 공공 일자리는 노인 돌보기나 청소년 선도 같은 활동을 하루 2~3시간씩 하고 한 달에 30만원 가량 받는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대부분인데 노인들을 취업자로 인정하고 통계에 잡는 자체가 모순이다.

올바른 고용상태를 집계하기 위해서는 가장 직장을 필요로 하는 30-40대와 제조업에 대한 고용을 취업자 수로 잡아야할 것이다. 수십조원의 예산을 퍼부어가면서 고작 몇십만원 주는 노인들을 취업자로 보고 고용동향이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이번 통계에서 30대(-11만5000명)와 40대(-12만8000명) 취업자는 전년보다 24만3천명이나 줄었다. 2월 기준으로 30대는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9년(-22만2000명)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40대는 1991년(-20만2천명) 이후 28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30·40대가 주로 취업하는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등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양질의 직장’으로 꼽히는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15만1천명이나 줄었다. 업황 둔화,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지난해 4월 6만8천명 줄어든 후 감소세가 10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 ‘도매 및 소매업’,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도 취업자가 각각 6만명, 2만9천명 줄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정리해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6만3천명 늘어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보건복지부가 1조6천억원을 투입해 독거노인, 장애인 돌봄 등 일자리를 25만개 만드는 사업을 한 덕분이다.

여기에다 취업이 안 돼 농촌으로 귀향한 무보수 가족이나 나이 들어 고향을 찾은 사람들까지도 취업자로 잡는 바람에 농림어업 취업자는 2월에도 무려 12만명이나 늘었다.

이처럼 정부의 숫자놀음에 불과한 통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통계의 함정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또 통계를 멋대로 이용해 억지 주장을 펴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가장 솔직한 고용동향은 어떤가. 주위의 젊은이들 특히 올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을 보면 현재의 고용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상당수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또 다시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소위 취준생으로 다시 학원과 도서관을 전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더 이상 수치로 살기가 좋아졌다느니 고용상황이 개선됐다느니 하는 발표는 그만해야 한다. 정권 유지나 이념적 성과도출을 위한 말장난보다는 이 나라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전력해야할 것이다.

이주복 편집이사 겸 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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