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선생님들께 下
새내기 선생님들께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4 2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자만의 고민은 고민에만 머물게 됩니다. 선생님이 겪게 될 고민들은 어쩌면 교단에서 많은 선배교사들도 함께 겪었던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모임도 좋습니다. 같은 학교의 선생님들, 이웃 학교의 선생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누다 보면 때로는 길이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힘들 때면 그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씩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이런 고민을 나 혼자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동질감을 느낄 때가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함께 생각을 나누고, 고민을 얘기하다 보면 어느새 선생님의 마음도 깊어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수업동아리나 독서모임도 좋고, 각종 교과연구회도 좋습니다. 교직단체 또는 교직원 노동조합도 좋습니다. 선생님과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모임에 꼭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셋째, ‘경험’을 많이 하시기를 권유합니다.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경험들이 교단에서는 큰 자산이 되실 겁니다. 때로 그런 경험은 여행에서 얻을 때도 있고,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과의 만남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경험은 책 속 주인공과의 만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거제도 외딴 시골에서 근무할 때,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만남은 박경리의 『토지』 속 주인공들이었습니다. 『토지』가 완간되기 전이라 한 권 한 권씩 사 모으면서 읽었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는지 모릅니다.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시간에 맞춰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나간 시내 서점에서 새 책을 손에 쥐었을 때의 기쁨과 설렘은 지금도 웃음 짓게 만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혼자 떠난 변산반도 도보 일주여행과 화왕산 둘레길에서 만났던 소중한 경험은 지금도 살아가면서 힘을 얻게 되는 삶의 충전 에너지였답니다.

발령 이후 맞이하게 될 방학에는 국내여행도 좋고, 가끔씩은 해외로 눈을 돌려 여행을 떠나보실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겪으실 여행지의 경험들은 모두가 아이들과 교실 수업에서 잔뜩 풀어놓을 이야기보따리가 될 것입니다. 선생님이 겪으신 많은 이야기보따리가 풍성해질수록 아이들에게 전해질 이야기 또한 더욱 넉넉해질 것입니다. 여행지의 이야기보따리만큼 책 속에서 만나게 될 많은 이야기보따리도 다양하게 준비해 주시면 아이들은 더욱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교직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넉넉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소통’과 ‘배려’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가까이에서는 교실의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교육행정직, 그리고 공무직에 종사하는 분들과의 만남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말씀이지만 그 많은 인연들과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만남은 눈높이를 함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학기 초에 많이 바쁘시더라도 학부모님들과 자주 이야기 나누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지금쯤 학교마다 진행하는 학부모 상담 주간이 아니더라도, 종종 전화나 편지로 만남을 이어 가십시오.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실 분들이 바로 그분들입니다. 선생님의 교육철학과 학급운영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 때로는 아이들에게 속상했던 이야기도 자주 이야기 나누어 주십시오. 학부모들이 선생님의 고민에 동참하는 순간, 선생님의 교육활동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여러 교육 사이트에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으니 참고하셔서 한두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적어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씩 담아서 전해 주시는 것도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말이 길었나 봅니다. 제 짧은 생각을 담은 글이므로 그냥 가볍게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초임’과 ‘초짜’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편지를 써 보았기에, 어쩌면 그냥 흘려보내셔도 되겠습니다. 혹 인연이라도 닿으면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의 첫 발령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은 박수로 축하드립니다.

김용진 울산시교육청 혁신교육추진단 장학사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