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차사’ 신세계, 울산 정서도 살펴야
‘함흥차사’ 신세계, 울산 정서도 살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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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타들어가던 박태완 울산중구청장이 소매를 다시 한 번 걷어붙였다. 중구 혁신도시 내 노른자위 땅(우정동 490 외 1필지) 2만4천300평방미터를 백화점 용지로 사들인 ㈜신세계더러 ‘조속한 사업추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조기 입점’은 박 구청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중구청은 이에 따라 지난 12일 복지경제국장과 경제산업과장을 신세계 서울 본점으로 올려 보내 사업 조기추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중구청장 명의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신세계 쪽에서는 신규개발담당 상무와 팀장이 자리를 같이했다. 실무선의 접촉이었던 셈이다.

박 구청장은 이 서한문에서 “신세계가 201 3년 8월 혁신도시 내 요지의 땅을 매입하고도 지금까지 입점하지 않는 바람에 지역 상권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신세계 측을 다그쳤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몇 차례 신세계 경영진광의 대화 자리를 요구했으나 번번이 허탕을 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항간에서는 이를 두고 신세계가 대기업이라고 우쭐거린다거나 장사꾼 근성을 못 버린다고 쓴 소리를 내뱉기도 한다. 반론 의사가 있는지 신세계 측에 묻고 싶다.

그러나 중구청은 신세계 쪽 반응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치다. 서한문 전달 자리에서 한 말이 판단근거다. “최적의 사업형태를 찾는 컨설팅(용역)을 전국 3곳에서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연내에 나올 것”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신세계 측의 상투적 발언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박 구청장이 인편으로 서한문까지 보낸 것은 모종의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 지금은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릴 때가 아니다. 변화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혁신도시의 노른자위 땅을 마냥 놀리기만 한다면 이 지역 경제는 언제 숨통이 트일 것인가.

땅주인이 바뀐 5년5개월 전부터 가시화된 신세계백화점의 혁신도시 입점 가능성이 경제사정이 더 나빠진 지금은 더 낮아진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절실한 것이 ‘전략’과 ‘협치’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소속정당이 달라도 큰일을 위해서라면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먼저 손을 맞잡는 게 도리다. 또 중구청은 지역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지역경제와 중구민의 자존심을 동시에 되살리는 일에 지혜를 짜낼 필요가 있다.

신세계 측 역시 중구주민과 울산시민의 정서를 제대로 살펴 성심성의를 다할 필요가 있다. 2016년 2월 중구청과 맺은 ‘상호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휴지조각쯤으로 여기지는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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