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선생님들께 上
새내기 선생님들께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12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칩을 넘긴 지난 주말, 모처럼 봄비가 내렸습니다. 여러 날 동안 울산의 전경을 흐리게 했던 미세먼지도 이번의 단비로 깨끗이 가시고 깔끔한 세상이 다시 펼쳐지리라는 기대에 한동안 설레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OO초등학교 발령을 축하드립니다. 4년 동안의 교육대학교 학과 공부와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애쓰신 그 많은 시간과 땀방울 덕분에 3월의 첫 발령이라는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셨음에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임용고시 최종합격 ‘통지서’를 받고 얼마나 기쁘고 좋아하셨을지, 짐작하기조차 조심스럽지만, 그 결과표를 받아들기 위해 애쓴 노력의 시간들에 큰 박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첫 발령으로 만난 아이들과 함께 지냈던 3월 첫 주의 소감이 어떠셨나요? 학급담임 선생님, 또는 전담교과 선생님으로 교실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에서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보셨나요? 함께 근무하게 된 옆 반 선생님들, 그리고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교장·교감 선생님의 발령 축하 인사와 함께 교직 ‘동료’에 대한 따뜻한 격려도 받으셨나요?

선생님께서 첫 발령을 받으신 것처럼, 저 또한 3월 1일자로 교육청 근무를 ‘명’ 받고 교육행정에 대한 업무를 접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이름표에 ‘새내기’가 붙은 것처럼, 저 또한 ‘초짜’가 따라붙은 전문직 ‘새내기’인 셈입니다. 25년이 넘는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가 교육행정을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서로가 ‘초보’라는 공통점에 이끌려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께 이렇게 글까지 써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교단생활에서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전문직에서 처음 부딪히는 교육행정의 ‘우왕좌왕’ 이야기가 서로 비슷한 시선에 놓일 것 같다는 생각이,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쓰게 된 동기였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반 넘게 바뀔 시간의 교직 경력이지만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보다는 늘 아쉽고 부족함이 더 느껴진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첫 출발 하시는 선생님께서는 아쉬움보다는 기쁨과 행복함으로 교직의 경력을 채웠으면 하는 마음에 주제넘게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선생님께서 대학시절 꿈꾸어왔던 교사의 꿈과 열정을 주저하지 말고 맘껏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교직은 ‘열정’이라는 튼튼한 뿌리가 깊이 자리 잡을수록 그 꽃 또한 아름답게 피어나는 곳입니다. ‘열정’은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관계’를 만들고, ‘관계’가 쌓일수록 선생님의 ‘보람’ 또한 깊어질 것입니다. 학창시절 교생실습을 나가면서 생각했던 많은 학급 운영에 대한 고민들을 맘껏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넘어져 아파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는 잠시 시선을 옆으로 돌려보시면 어떨까요? 선생님의 옆 반, 또는 위층이나 아래층에 선생님의 고민에 함께해 줄 동료 교사가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동료를 찾는 과정에 열정이 있다면 더 빨리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들과 함께 선생님의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십시오. 그분들도 선생님처럼 첫 발령의 열정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서로의 마음속에 담긴 열정으로 아이들에 대해서, 교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그런 시간들을 많이 만들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둘째, 열정으로 만난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는 모임에 들어가십시오. 교직은 혼자만의 힘이나 혼자만의 열정으로는 그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아마도 첫 발령 이후 여러 번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때로는 학교 안에서 ‘관계’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상처에 힘들고 속상해하는 일도 종종 생길 수 있을 겁니다. (下편으로 이어짐)

<김용진 울산시교육청 혁신교육추진단 장학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