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KBL 통산 역대 최다 7회 정규리그 우승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KBL 통산 역대 최다 7회 정규리그 우승
  • 강은정
  • 승인 2019.03.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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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전술·팀워크 등 원동력
울산 현대모비스가 지난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을 갖고 선수들과 임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지난 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을 갖고 선수들과 임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프로농구단이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KBL 통산 역대 최다 정규리그 우승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9일 열린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90-79로 승리하면서, 정규리그 39승 11패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KBL 출범 이후 총 23번의 시즌 중에서 정규리그 7회째 우승을 기록하며 통산 30%의 우승 달성률을 기록해 명문 구단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을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 모벤져스(Movengers)

현대모비스에서 12-13 시즌부터 14-15 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라건아가 돌아왔다. 황금기를 함께한 양동근, 함지훈은 여전히 팀의 주축이었고, 이들이 다시 뭉치며 현대모비스는 시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며, 슈퍼히어로들이 총 출동한 영화 ‘어벤져스’에 빗댄 ‘모벤져스’로 불렸다. 팬들의 기대는 현실로 이어졌다. 라건아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줬고 양동근과 함지훈은 공?수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이대성과 이종현의 성장은 현대모비스를 더욱 견고한 팀으로 만들었다.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상적으로 큰 신장(190㎝)을 무기로 한 이대성은 타이트한 수비에 더불어 빠른 속공 능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가대표 출신 센터 이종현은 부상 이전까지 경기 당 1.6개의 블록을 기록, 라건아와 함께 철옹성 같은 트윈타워를 구축했다.

포워드 보강을 위해 FA로 영입한 문태종(44)과 오용준(39)은 현대모비스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은퇴 직전의 고령 선수 영입으로 ‘실버타운’이라는 장난스런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두 베테랑 3점 슈터의 화력은 이런 걱정을 불과 몇 경기 만에 불식시켰다. 경기 외적으로도 성실한 훈련 자세로 후배들을 이끌어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능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모벤져스라는 별명이 생기게 한데엔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한 유재학 감독의 지도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양동근, 이대성, 이종현이 부상으로 빠졌던 기간에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유재학 감독의 전술과 선수 활용 능력이었다. 기용 가능한 선수 상황에 맞춰 수비적인 전술로 변형,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 수비+공격

유재학 감독의 완성도 높은 빠른 농구가 빛을 발했던 시즌이었다. 최근 KBL의 화두는 적극적이고 빠른 공격 농구다. 수비 조직력에 큰 무게를 두는 유재학 감독은 빠른 노구로 변모하기 위해 최근 두 시즌 동안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번 시즌 완성도 높은 결과를 내보였다. 견고한 수비벽으로 상대팀의 슛 성공률을 떨어뜨리고, 빠른 공격템포로 확률 높은 득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의 팀 기록을 보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대부분의 항목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빠른 템포의 공격 농구에 효율성까지 더해져 최대의 효과를 봤다고 판단할 만한 기록이다.

다만 빠른 공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실책(평균 13.0/10위)을 줄여나가는 것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 베테랑(Veteran)

현대모비스의 우승 원동력엔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주도하는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주요했다. 양동근, 함지훈, 오용준은 그 누구보다 성실히 비시즌 훈련에 참여해 후배들과 함께 몸만들기에 힘썼다. 후배들에게도 이런 모습은 자극제가 되고 선수단 전체가 한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힘이 됐다. 여기에 KBL 역대 최고령 기록을 매 경기 경신하고 있는 아이라 클라크와 동갑내기 문태종은 성실한 훈련 자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동료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면서 팀이 안정감을 유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현대모비스의 손윤석 컨디셔닝 코치는 전신 구단을 포함해 현대모비스와 22년을 함께 해온 베테랑 트레이너다. 유재학 감독과도 15년간 쭉 함께했다. 유재학 감독의 훈련, 선수관리 방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에 맞는 운동 방법과 스케줄 관리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힘썼다. 양동근, 이대성이 예정보다 빨리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손윤석 코치와 트레이너들 (정태중 수석트레이너, 이상선 트레이너)의 관리와 재활 덕분이었다.

이외에도 차길호 통역(9년차), 임상욱 매니저(8년차), 장두수 기사(25년차) 등 다년간의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시즌이었다.

◇ 발전(Development)

현대모비스는 어느 팀보다 체계적으로 D리그 팀을 운영하고 있다. 박구영 전담 코치와 마영부 트레이너가 항상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1군 무대에 서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고 기량 향상에 힘쓰는 D 리그 선수들은 1군과 별도의 훈련을 실시하지만 훈련의 내용은 다르지 않다. 1군에서 변경되는 전술은 즉시 박구영 코치에게 전달되고 전술훈련을 실시한다. 언제든 1군의 부름을 받아도 작전 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게 준비한다.

이번 체계적인 시스템은 이번 시즌 D리그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1차 대회에서는 절대 강자인 상무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상무가 빠진 2차 대회에서는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D리그 선수들의 활약은 정규리그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이종현, 양동근, 이대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김동량, 배수용, 김광철, 서명진 등 D리그 주축선수들이 부상선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 연패 없이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데엔 D리그 운영시스템과 선수들의 노력도 한 몫 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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