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대곡천 암각화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이 윤곽을 드러냈다.

울산시는 최근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사업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세계유산 기준에 부합하는 대곡천 암각화군 역사관광자원화 계획 수립으로 관광자원화 방안 강구 및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보존·관리방안 방향을 찾고, 대곡천 암각화군의 유산 가치 증대 및 체험(교육) 시설 확충 등을 통한 관광객 유치와 지속 가능한 활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실시된다. 아울러 국비 확보를 위한 사업 발굴과 예산 산출 근거 마련을 위해서도 추진된다.

특히 시는 이번 용역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암각화 일대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해 주목된다. 용역의 세부 내용에 따르면 시는 대곡천 암각화군의 특색을 반영해 종합적인 활용을 위한 기본방향과 추진방향을 우선 찾는다는 계획이다. 또 전문가 자문, 국내외 비교연구, 기존 연구자료, 각종 통계자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선사유적 명승지에 부합하는 사업 발굴과 사업대상지도 선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2016년 11월 울주군이 마련한 기존 대곡천 암각화군 종합정비계획 등도 적극 검토 및 분석하기로 했다.

부수적으로 대곡천 암각화군을 홍보하고 유적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역사관광 콘텐츠와 관광상품 개발 및 대곡천 암각화군의 지속적인 활용방안도 찾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관광트렌드를 반영한 현장체험 위주의 사업도 함께 발굴키로 했다.

특히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주민참여사업으로 개발하고 유산교육을 위한 전문가 양성 및 일반인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사업 사례 연구조사 및 비교분석을 통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고, 반구대암각화 진입로변 건축물 등의 정비 및 선사유적로 조성 등의 활용방안도 함께 찾기로 했다.

이번 용역은 1억8천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착수일로부터 10개월 동안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예산의 70%는 문화재청이 지원한다. 울산시와 함께 암각화 일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최적의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 일대는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지만 암각화 보존 방안을 놓고 울산시와 문화재청 간의 대립각이 계속되면서 세계유산 등재는 진전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민선 7기 울산시 출범 후 최근 시가 암각화 보존방안과 관련해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하면서 지난 1월 27일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울산 방문을 계기로 함께 힘을 모으게 됐다.

이전 민선 6기까지는 물 문제 우선 해결을 고수했지만 현재는 물 문제와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 동안 문화재청은 주변경관 훼손이 거의 없는 암각화 하류에 위치한 사연댐 수위조절을 통한 암각화 보존을 고수해왔고, 시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지역 내 맑은 물 공급이 차질을 빚는 만큼 물 문제 해결을 우선에 두고 암각화 보존방안을 모색해왔다.

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물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며 “세계유산 등재와 함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곡천 암각화군이 입지하고 있는 대곡천은 울산의 중심 하천인 태화강의 지류하천으로 중생대 퇴적암 지대를 따라 형성된 전형적인 감입곡류 하천이다. 이로 인해 대곡천은 선사시대 암각화뿐 아니라 백악기 공룡발자국화석을 비롯한 지질학적 자원과 야생동식물과 같은 다양한 생태자원들이 산재하고 있다. 대곡천 일원에는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 등 국가문화재 2곳과 반고서원 유허비, 천전리 공룡발자국화석, 대곡리 공룡발자국화석 등 지방문화재 3곳이 분포돼 있다. 이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