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집중이수제’ 탄력성 가져야
‘교과 집중이수제’ 탄력성 가져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2.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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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 중인 ‘교과 집중이수제’를 울산지역 대부분 학교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시행여부가 올해부터 시·도 교육청 평가 항목에 포함돼 있어 울산시교육청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한다. ‘교과 집중이수제’는 주당 1시간인 교과목을 1학기나 2학기에 주당 2시간으로 편성, 집중 운영하는 제도로 흩어져 있는 수업시간을 일정기간동안 몰아서 수업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예·체능 과목의 경우 주당 1시간씩 배정되면 집중성이 떨어져 수업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많아 이 제도 도입을 두고 그 동안 찬반양론이 계속돼 왔었다.

울산시 교육청은 이 제도를 올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 제도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 1~2학기 동안 3년에 걸쳐 수업해야 할 음악·미술을 전부 끝 내버리면 이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는 나머지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이며 또 그 시간은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결국 그 남는 시간은 주요 과목인 영·수·국으로 채워질 것이고 공교육기관이 ‘입시 준비기구’로 전락하는 모순을 자초하게 된다. 최근 일부 대학들이 발표한 2012년, 즉 올해 고1 학생의 입시제도가 대학별 본고사로 흘러가는 추세다. 자, 타의를 떠나 이런 집중수업제도가 추진되면 고1때 예·체능, 선택과목을 전부 이수해 버리고 고2,3학년 과정에 가서 입시 준비만 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예상되는 단점보다 더 주목을 끄는 부분은 지방교육의 자치성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후 교육부가 경쟁력 제고에 비중을 두는 만큼 지방교육의 자율성을 상당부분 훼손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교과 집중이수제’ 정도마저 지자체 교육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어 교과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지방자치교육’이란 용어 자체를 사용치 말아야 한다. 이번 제도의 시행여부는 전적으로 지역학교, 학생, 학부모, 교육청이 숙의해 결정할 사항이지 교과부가 이러쿵 저러쿵 개입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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