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교육청은 이 제도를 올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 제도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 1~2학기 동안 3년에 걸쳐 수업해야 할 음악·미술을 전부 끝 내버리면 이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는 나머지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이며 또 그 시간은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결국 그 남는 시간은 주요 과목인 영·수·국으로 채워질 것이고 공교육기관이 ‘입시 준비기구’로 전락하는 모순을 자초하게 된다. 최근 일부 대학들이 발표한 2012년, 즉 올해 고1 학생의 입시제도가 대학별 본고사로 흘러가는 추세다. 자, 타의를 떠나 이런 집중수업제도가 추진되면 고1때 예·체능, 선택과목을 전부 이수해 버리고 고2,3학년 과정에 가서 입시 준비만 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예상되는 단점보다 더 주목을 끄는 부분은 지방교육의 자치성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후 교육부가 경쟁력 제고에 비중을 두는 만큼 지방교육의 자율성을 상당부분 훼손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교과 집중이수제’ 정도마저 지자체 교육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어 교과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지방자치교육’이란 용어 자체를 사용치 말아야 한다. 이번 제도의 시행여부는 전적으로 지역학교, 학생, 학부모, 교육청이 숙의해 결정할 사항이지 교과부가 이러쿵 저러쿵 개입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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