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의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의 미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3.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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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추산한 금년 설날 고속도로 이용 차량 대수는 574만대였다고 한다. 설날 당일 서울방향 고속도로 정체 구간이 874km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하니 도로에 얼마나 많은 차량이 운행 중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이렇게 명절 때 마다 되풀이되는 고속도로 정체 기사를 접하면서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 보급에 따른 교통체계 혁신에 의하여 개선될 명절 귀성 풍경을 상상해본다.

먼저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념에 대하여 살펴보자. 자율주행 자동차는 차체에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GPS 등의 각종 센서를 장착하여 차량 운행 중 주변 교통 상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운행을 제어하는 지능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를 통하여 모든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이러한 각 차량으로부터 센싱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호체계 및 교통상황/인프라 정보를 조합하여 차량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흔히 보아왔던 것처럼 사람의 개입이 없는 이상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자동차기술자협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의 분류 기준에 따라 레벨 0(비자동화), 레벨 1(운전자 보조), 레벨 2(부분 자율주행),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레벨 4(고도 자율주행), 레벨 5(완전 자율주행)의 6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레벨 3 수준의 자동차가 올해부터 시판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술 개발의 속도도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 단계인 운전자 없이도 모든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도 20년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근대화 이후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보여주는 여러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2015년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던 대한민국은 2016년 인도에 추월당한 데 이어, 2018년 402만 8천여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여 멕시코에 밀려 연간 자동차 생산량 기준 7위로 내려앉았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제조업 호황기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러스트벨트(Rust Belt) 지역의 흥망성쇠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울산 지역 수소 자동차산업 투자에 대한 청사진 발표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공고하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에 대한 지역 내의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최소 20년 후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대중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므로 미래 자동차산업의 변화 방향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울산은 제조업 기반이 매우 강한 도시이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정보통신기술이 매우 발전해있는 국가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다양한 센서를 내장하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전자 제품으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를 지원하는 플랫폼과 유사하다. 그러므로 울산 지역은 전통적인 자동차산업의 제조업 기반 기술 인프라와 최첨단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 및 생산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에 있다.

30년 후 설날, 더 이상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는 없어지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가득 메우는 시대에 명절 도로 정체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통하여 차량 및 교통 정보를 공유하는 각 차량은 인공지능에 의한 주행 제어로 최적의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자동차에 탑승하여 안전하고 쾌적하게 고향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유쾌한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관심이 아닐까 싶다.

장민호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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