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는 ‘새로운 길’, 선점이 매우 중요”
“수소경제는 ‘새로운 길’, 선점이 매우 중요”
  • 정리=김규신
  • 승인 2019.02.2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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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 토론회
25일 울산시와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수소산업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윤일지 기자
25일 울산시와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수소산업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윤일지 기자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울산시의 ‘2030 세계최고 수소도시 육성’ 비전 선포를 앞두고 수소 전문가들이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나아가야 할 울산의 방향을 모색했다.

25일 울산시와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을 주제로 개최한 수소토론회에서다.

이 자리에 참가한 산학연관 수소산업 전문가들은 울산이 앞장서서 수소경제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수소의 친환경성, 안정성, 규제 샌드박스 등 애로사항, 건의사항, 한국수소산업진흥원 울산 유치 등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았다.

토론회 내용을 지면에 옮긴다.

참석자=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단장,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 대표, 이찬수 (주)덕양 상무, 박종훈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김준범 울산대학교 교수, 심민령 울산시 과장, 이치윤 (사)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정순헌 (주)동희산업 수석연구원, 노형철 세종공업(주) 책임연구원,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전기소재기술센터장.

▶이동구 박사= 수소는 최근 가장 뜨거운 ‘핫 이슈’로 부상했다. 수소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초기단계이므로 당연히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어서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이 “울산이 성공하면, 대한민국이 성공합니다”라고 공언했는데 많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울산이 앞장서서 수소경제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달라.

◇심민령 과장= 대통령께서 울산에서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목표’라고 밝힌 바와 같이 울산시도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 관련 산업 육성 및 지원을 통해 2030년 세계 최고의 수소도시로 도약하겠다.

이미 시는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 실현을 위한 수소모빌리티 생산 및 보급 확대, 수소 제조·저장 능력 확대, 수소 공급망 및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 등 구체적인 육성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수소 연구개발 및 실증화 사업 추진, 수소 전문기업 집적화, 수소융복합밸리 조성 등을 통해 ‘2030년 세계 최고 수소테크노시티 구현’ 목표를 실현할 계획이다.

◇이치윤 회장= 정부에서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계획대로 잘 실현되도록 협회 회원사의 역량 강화 및 활발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현재 발의된 수소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입법 홍보활동에도 노력하겠다. 최근 수소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수소협회에 신규 가입을 희망하는 수소 관련 관계사 및 전문기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석유화학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론 100여개에서 130여개 회원사로 확충됐다.

협회는 신규로 가입한 회원사들이 기업 활동을 잘 하도록 각종 기술 정보 및 인적네트워크를 제공하고 회원사 모두의 이익 창출과 가치 증대를 위해 앞장서겠다.

25일 울산시와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수소산업 전문가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 대표, 이찬수 (주)덕양 상무, 박종훈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김준범 울산대학교 교수, 심민령 울산시 과장, 이치윤 (사)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단장, 정순헌 (주)동희산업 수석연구원, 노형철 세종공업(주) 책임연구원,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전기소재기술센터장.	 윤일지 기자
25일 울산시와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제2의 도약! 수소경제 선도도시 울산으로 가는 디딤돌’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수소산업 전문가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 대표, 이찬수 (주)덕양 상무, 박종훈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김준범 울산대학교 교수, 심민령 울산시 과장, 이치윤 (사)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단장, 정순헌 (주)동희산업 수석연구원, 노형철 세종공업(주) 책임연구원,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전기소재기술센터장. 윤일지 기자

 

◇우항수 센터장= 울산은 수소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한 최적지다. 화학산업을 기반으로 여러 석유화학공장에서 부생수소가 발생되고, 소모할 수 있는 생산과 소비도 동시에 할 수 있다. 화학산업에서 부생되는 수소는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는 화학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생가스의 실용화를 위한 실증 인프라를 구축해 연구개발과 상업화의 중간 과정에서 누구나 언제든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로 동일한 품질의 수소를 저렴하게 대량 공급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수소의 제조, 저장, 이송, 활용을 위한 단계별 지원 시스템과 수소산업 가치사슬을 위한 지원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김준범 교수= 대도시 공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2025년에 자동차 1km 주행당 온실가스 배출양이 75g 이하로 규제되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2030년에는 독일과 인도에서 내연기관자동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고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수소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공해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차와 같은 저공해 자동차 개발이 앞으로는 자동차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울산에서 지난해 출시된 무공해 수소차인 ‘넥소’는 세계 최고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고 예약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서 생산 물량도 늘리고 있으며, 이에 맞춰 올해 보급 관련 예산이 660% 증액됐다는 좋은 소식도 있다.

▶이동구 박사= 그러면 수소차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김준범 교수= 그렇다. 수소차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 빨아들인 공기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과 같은 공해물질의 99% 이상을 깨끗하게 걸러낸 공기를 배출하게 된다. 수소전기차 1대를 운행하면 디젤자동차 3대가 배출하는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으므로 ‘달리는 공기청정기’인 셈이다. 수소전기버스는 넥쏘의 50배에 달하는 공기정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소경제 로드맵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2천대, 2040년까지 6만대가 보급되면 대도시의 대기질 개선에 크게 일조할 수 있다.

▶이동구 박사 =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수소 하면 수소폭탄이 바로 연상돼 매우 위험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과연 수소는 안전한지?’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한다. 또한 울산 지하 배관망의 안전관리 상태는 어떤지, 향후 대응 방안은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종훈 대표= 주기율표상에서 1번인 수소는 가장 가볍다. 그러므로 누출이 돼도 공기 중에서 쉽게 확산되고 쉽게 희석된다. 수소폭탄에 쓰이는 수소는 삼중수소와 중수소로 핵분열과 핵융합 반응을 거쳐야 하나, 수소차용 수소는 양성자 1개이고 수소와 산소의 단순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수소차의 운전 온도도 70도로 발화점(575도)보다 낮고 위기가 발생하면 수소 차단 및 방출 장치가 돼 있다. 수소폭탄은 1억도 온도가 필요하다. 수소저장탱크도 철보다 10배나 강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에펠탑 무게도 견딜 정도다. 불이 나면 수소를 배출해 폭발하지 않도록 했다. 강한 충격에 노출돼도 터지지 않아 가솔린이나 디젤차 이상으로 안전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수소는 가솔린이나 액화석유가스(LPG)보다 안전하다.

◇전재영 대표= 현재 울산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지하배관 안전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철저히 조사해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소량의 수소 운송수단인 튜브트레일러가 많이 논의되고 있으나, 수소경제를 조속히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연료전지발전 사업에 더 많은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배관을 통한 수소 공급을 해야 한다. 현재 수소 배관망이 가장 잘 갖춰진 곳은 울산이다. 또한 향후 대량의 수소공급이 필요한 수소버스 등이 널리 확산될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원활한 수소 공급을 위해 버스 차고지, 거점 수소충전소, 수소공급처, 현대자동차, 연료전지발전사업 후보지 등을 연계하는 수소배관망 설치사업을 국가·지자체·민간 합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때 안전관리 체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할 수 있다.

▶이동구 박사 = 울산석유화학단지는 가장 먼저 준공됐기 때문에 ‘석유화학 3형제’ 중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석유화학산업과 밀접한 수소산업에 관련된 기업들이 울산에 많이 있을 것 같으나, 실제론 국내최대 수소 생산기업인 덕양 등 몇몇 기업 외엔 존재가 미미하다. 현재의 울산 수소관련 기업 현황 및 중소·중견기업들이 실제 사업하는데 있어 규제 샌드박스 등 애로사항이나 건의

사항이 있으면 말해 달라.

◇이찬수 상무= 수소차와 연료전지발전용 수소로 대별되는 수소에너지는 궁극적으론 그린수소에 기반을 둬야 한다. 다만 현 상황에서는 가장 비용 효율성이 좋은 수소로 추출수소(개질수소) 및 부생수소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초기 단계부터 여러 개의 전용 수소개질 공장을 만드는 것은 부담이 크다. 예를 들어 1만 Nm3/hr 규모의 수소공장 건설비용은 5만 Nm3/hr 규모의 거의 절반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큰 공장을 지으면 수소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우며 변동비 부담도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신설 사업장은 지금 필요한 규모보다 1만~2만 Nm3/hr 정도 더 크게 건설하고 추가비용은 보조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건설 비용과 운영 비용을 함께 절감할 수 있다.

◇정순헌 수석연구원= 수소시스템 특성상 고압(압력범위: 수십~수백 또는 2천bar 이상)을 이용한 시험 및 검증 항목이 다수 있다. 현재 고압 수소를 이용한 시험은 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한 일부 업체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개발단계에서의 테스트 또는 수시 검증은 매우 어렵고, 자사 부품 시험 및 생산 등으로 타사 협조가 힘든 현황이다.

업체별로 시험설비 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 및 인증이 필요하다. 또한 고압 수소설비 인증의 경우 연구목적 설비와 양산목적 설비의 기준이 상이하다. 이에 각 업체의 고압 시험이나 검증 설비를 구축할 때 국가보조금을 지원하고 인증 기준을 완화하면 좋겠다. 개발 단계에서 부품을 테스트, 검증, 시험하기 위한 국가 또는 지자체 중심의 클러스터 구축을 요청한다. 또한 시험설비 대여, 부품 설계 및 개선에 대한 컨설팅 사업 등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형철 책임연구원= 울산의 수소전기차 관련 기업의 규모는 작지만 향후 로드맵에 의거 2021년 2만대, 2022년 5만대 이상의 수소차가 생산될 경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울산지역 내 부품산업 기업들의 역할 증대를 위해 울산시는 협의체를 구성해 적극적인 준비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획(안)으로는 수소관련 기업의 기술력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 수소관련 핵심 부품 개발 및 양산화 지원 프로그램, 수소산업 전문 부품 생산단지 운영, 각종 혜택 지원을 통한 경쟁력 있는 기업 유치 등이다. 또한 수소사회를 모델링하고 디자인해 시스템을 운영하는 인적자원의 확보도 매우 중요한 인프라다.

수소 관련 우수인력의 입체적 육성을 위한 특성화고와 대학의 역할 제고와 함께 우수 인재의 관련 기업으로의 선순환 연계를 위한 입체적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동구 박사 = 중소중견기업들의 애로사항이 조속히 해결되면 좋겠다. 수소산업 가치사슬 지원 시스템과 실증화단지 구축, 나아가 수소산업 R&D를 수행하려면 많은 전문 인력과 우수인재는 어떻게 양성할 건가. 또한 수소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한국수소산업진흥원의 울산 유치는 가능한가.

◇우항수 센터장= 기업에서 필요한 전문인력과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특성화고와 대학에서도 에너지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수소산업 기초 연구를 위한 수소에너지연구소 설립도 한국수소산업진흥원과 더불어 시급히 유치해야 할 사업이다.

또한 울산형 시립대학 건립도 고려해 볼 문제다. 이와 같은 수소복합클러스터가 형성되면 기술, 산업, 경제로 나아가는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의 입지가 완성될 수 있다.

◇심민령 과장= 수소사회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수소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추진체계는 마땅히 정부가 구축해야 하지만, 현재는 정부정책의 효율적이며 연속적인 추진을 위한 제대로 전문성을 갖춘 컨트롤타워가 없다. 그래서 한국수소산업진흥원 설립이 매우 시급하다. 현재 수소충전소 및 수소차 보급 사업은 환경부에서,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은 국토부에서, 수소산업 연구개발 및 안전 분야는 산업부에서 각각 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채익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수소경제법이 조속히 통과되길 요청한다.

◇강영훈 박사= 한국수소산업진흥원이 수소산업을 선도할 국가 차원의 종합지원기관으로서 할 일이 많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수소 관련 기업과 정부부처가 소통하는 네트워크의 중추적인 역할, 수소사회 이행 중장기 계획 수립, 수소산업 정책 지원 및 성과 분석, R&D(연구개발) 사업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수소경제 네트워크 기관으로서 정보체계 구축 등이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한국수소산업진흥원이 들어설 곳은 당연히 수소산업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는 울산이다. 뿐만 아니라 석유공사, 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에너지 관련 핵심기관들이 들어선 에너지 혁신도시도 울산시 중구에 있다. 또한 UNIST, 울산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핵심 연구기관도 울산에 이미 포진해 있다.

▶이동구 박사= 마무리하겠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수소’, 미래경제의 희망 ‘수소경제’의 중심에 수소도시 울산이 있다. 요즘 과학기술 발전 속도는 하도 빨라 한번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울산은 자타가 인정하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산업화 경험이 풍부하다. 수소경제 선도도시를 향한 발 빠른 움직임이 절실하다.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울산, 이제 그 핵심은 ‘수소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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