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꽃, 유럽 편 (6)- 고풍스러운 독일 ①
-여행의 꽃, 유럽 편 (6)- 고풍스러운 독일 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4 2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부족한 자원 때문에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자동차 등 중공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셰 등은 독일에서 나온 세계적인 명차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본 자동차 전시장과 매장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근데 내가 본 독일의 지역은 자연환경이 별로 척박하지 않았다.

오래된 도시 하이델베르크로 가면 네카어 강에 있는 가장 오래된 칼 테오도르 다리가 있다. 입구에는 백색의 쌍둥이 탑문이 있는데, 이는 외적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에는 다리를 만든 테오도르 상이 있고 끝에 아테나 여신상이 있다. 붉은 벽돌로 철근과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쓰지 않고도 수백 년이 넘는 세월을 견딜 만큼 견고하다. 여기서 보는 하이델베르크 성의 전망이 멋지다. 마을의 붉은 색 지붕과 다리가 잘 어울려 조화롭다.

구시가지 광장은 아주 활기차고 매력 있는 곳이다. 맛집들이 가득하고 예쁜 카페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중심가에 위치한 하우프트 거리는 마치 다시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물들 사이사이를 거닐 때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곳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대학으로 루프레히트 1세에 의해 1386년에 설립되었다. 이 대학은 수많은 석학의 열띤 토론장이 되어 근래에도 노벨상의 각 분야에서 계속 수상자를 배출하는 학문적인 공헌이 지대하다. 22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 도서관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는 가장 큰 도서관이다.

하이델베르크 성은 13세기 무렵에 최초로 건축되었다. 르네상스, 고딕, 바로크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복합되어 있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후니카(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성 내부를 관람한다. 고성에서 바라본 마을의 전경은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다리 아랫부분의 아치형과 강 건너편 낮은 산등성이의 곡선미가 펼쳐진다. 지하실에는 와인 저장창고가 있는데 22만ℓ의 술을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술통도 있다. 안주를 시키거나 팁을 주면 우아하게 앉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낭만의 도시 로텐부르크는 타우버 강 계곡에 있다. 마치 중세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연간 100만 명이 여기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다고 한다. 도자기, 레이스 장식, 인형, 크리스마스 장식 가게들로 도시 전체가 화려함을 뽐낸다. 빵집에는 갖가지 모양과 맛의 빵이 가득하고 냄새가 여행객들의 발목을 잡는다. 저녁에는 무척 환상적이지만 늦게까지 하지는 않는다.

퓌센의 슈반가우 숲 한 자락에는 디즈니랜드 성의 모델이 된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있다. 달력에서 보던 그 성, 너무나 아름다운 성이다. 바그너를 좋아한 루트비히 2세가 오페라 ‘로엔그린’ 중 백조의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은 성으로 중세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새로운 반석 위에 앉은 백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루트비히 2세의 죽음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어 여전히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는 성이다. 특이한 것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달라 사진마다 다른 성 같다. 길에 말똥이 엄청 많고 냄새가 났다. 그때는 성까지 마차도 다녔다.

호엔슈반가우 성은 노란색을 띠고 있으며 언덕 위에 세워져 있어 노이슈반스타인 성과 알프스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의 건축자인 루트비히 2세는 그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며 환상의 세계를 꿈꾸게 되었고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설계하게 되었다. 표지판(간판)이 높은 깃대에 글과 그림이 깃발 모양으로 예쁘게 정리되어 있다. 그 자체도 예술처럼 보인다.

노이슈반스타인 성과 호헨 슈반가우 성 사이에 알프 호수가 있다. 호수를 둘러 이어진 산책로는 가을에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보고 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면 보인다. 호수 산책로를 통해 호엔슈반가우 성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다. 조용한 자연을 벗 삼아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호수 위를 헤엄치는 진짜 야생 백조들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노이슈반슈타인이 ‘백조의 성’으로 불리듯, 알프 호수도 ‘백조의 호수’라 불린다.

독일 하면 맥주 또한 유명하다. 빌헬름 4세가 1516년에 제정한 ‘맥주 순수령’ 때문에 세계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며 맥주를 주제로 축제도 연다. ‘순수령’이란 맥주를 만들 때 보리와 호프, 물만 사용하도록 규정한 법령이다. 그래서 인체에 해가 가지 않는 순도 100%의 맥주가 만들어진다. 유럽 쪽은 석회가 많은 물이라 물 대신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밤에 가게가 보이지 않아 헤맨 끝에 주유소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로텐부르크 숙소에서 마시며 동화 같은 꿈속으로 들어갔다. (계속 이어짐)

<김윤경 여행 큐레이터>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