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울산의 3대 주력산업
불안한 울산의 3대 주력산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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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3대 주력산업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의 3대 주력업종인 자동차, 중공업, 석유화학에서 어느 하나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없다. 결과적으로 울산 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고용동향도 연일 최악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자동차·조선 등의 고용한파로 취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실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남자 실업률은 2000년 통계 작성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지역 실물경기 침체 현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 노동계가 때 아닌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역 노동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설 연휴 시작 직전 ‘광주형 일자리’와 ‘대우조선 인수’라는 민감한 이슈들이 나란히 터지면서 노사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가 체결되면서 기존 자동차 일자리를 축소시키고 이미 포화된 자동차 시장에 추가 생산라인을 공급하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며 기아자동차 노조와 함께 총파업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해를 넘긴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2차 잠정합의안을 다시 마련했지만 조합원 총회 전날인 지난달 30일 대우조선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잠정 연기되고 말았다. 결국 대우조선 인수가 사실화되면서 대우조선 인수가 구조조정을 동반하거나 근로조건 후퇴 등을 가져온다며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정유업계 실적의 가늠자인 정제마진이 지난달 한때 1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정유사가 휘발유를 정제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 S-OIL 등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올해 1분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팔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현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은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상황은 결국 지역 고용률이 1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말았다.

울산의 주력산업 부진으로 울산의 고용쇼크가 제조업은 물론 건설업과 도소매업 등 산업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실업자 수가 3만명대를 기록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고용률은 57.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p 하락했다. 이는 2001년 3월 56.9%를 기록한 이후 1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울산의 실업률은 5.4%로 전년 동월 대비 2.1%p 상승했다. 특히 남자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p 상승한 6.3%로 6%대를 넘어섰다.

울산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17개 시도 가운데 전국 실업률 1위 행진은 멈췄지만, 강원(6.5%), 대전(5.8%), 경북(5.6%)에 이어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심각한 고용현황과 불안한 노사관계는 산업도시 울산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3대 주력산업 어느 하나도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참담한 현실에서 울산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치권이나 울산시의 행정에서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나치게 중앙정부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울산시민들의 단합된 모습이 요구된다.

특히 노사관계의 불안은 지역정서는 물론이고 경제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로 남을 탓하기에 앞서 서로 양보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더욱 절실하다.

현 상황이 어렵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뭉쳐야 한다.

<이주복 편집이사 겸 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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