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비위, 온정주의적 대응은 절대금물
학교장 비위, 온정주의적 대응은 절대금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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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렇게 간 큰 교육자가 있었나?” 어느 중학교 교장이 공금을 주머닛돈 쓰듯 하다가 덜미를 잡혔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두고 울산교육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단순한 제보가 감사로 이어지면서 드러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까지 했다니 울산시교육청으로서는 고심이 여간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필시 제 살을 제 손으로 도려내는 아픔이 뒤따랐을 성싶다.

그러나 앞으로는 절대 ‘온정주의’로 흘러서는 안 된다. 울산교육계의 수장이 ‘비리교육감’에서 ‘청렴교육감’으로 바뀌었는데도 예나 다름없이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로 비쳐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공익제보센터’까지 신설하며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노옥희 교육감의 청렴 의지를 단박에 뭉개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은 안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주목되는 것이 ‘원 스트라이크아웃 제’의 가동 여부다.

이 제도는 울산시 교육공무원이 단 한 번이라도 1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을 받는 등의 비위를 저지르면 공직에서 퇴출시키고 내용에 따라 형사고발도 불사한다는 추상같은 제도다. 시교육청이 이 사건을 이미 경찰에 수사의뢰 즉 고발까지 했다는 것은 문제의 A교장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의 첫 공식 희생제물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공무원 비위를 잠재울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조차 없다.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면 한심하다는 생각, 치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어디다 두었는지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 식비나 간식비를 사적으로 사용했고, 학교 사무용품을 구매한다면서 개인용품을 사들였으며, 과학실 실험장비를 산다는 구실로 가습기를 샀고, 학생 기숙사에 기증된 세탁기를 관사에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게 시교육청발 전언이다. 사실이라면 A교장은 이미 사리사욕에 눈이 멀었다고 봐야 한다. 아울러 눈에 ‘헛것’이 보이기 시작한 때부터 그는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교육자’의 탈을 쓴 ‘교육쓰레기’일 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란 말이 그것이다. 하지만 A교장 식의 일탈행위가 지극히 일부일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나온 것이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다 시킨다”는 속담이다. 그렇다 해도 시교육청은 약해져선 안 된다. 감시의 고삐를 더 바짝 죄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그랬듯이, ‘내부고발’의 불길이 세차게 번지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필요가 있다. 내부고발자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해 주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있다. 교육자로서의 소명의식을 내팽개치는 교육공무원이 울산 바닥에서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본때로써 경종을 울리는 궁극의 책임은 시교육청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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