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펭귄들의 모성애와 협력
황제펭귄들의 모성애와 협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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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바다가 얼어 얼음으로 뒤덮일 때 황제펭귄(이하 ‘펭귄’)은 번식기를 맞는다. 펭귄들은 얼음 위에서 영하 60도의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기 위해 무리를 짓고, 다닥다닥 붙어서 안쪽과 바깥쪽이 교대로 돌아가면서 체온 유지를 위해 협력한다.

짝짓기를 한 암컷들이 알을 낳으면 부화는 수컷들의 몫이다. 암컷이 알을 낳아 수컷에게 건네면 수컷은 알을 두 발 위에 올려놓고 가슴 털로 덮어서 체온을 유지한다. 알이 잠시만 밖으로 노출되어도 바로 얼어버리기 때문에 수컷은 알을 발 위에서 떨어지지 않게 잔걸음으로 뒤뚱거리면서 걸으며 알을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한 달 가까운 협력의 보람은 부화로 나타난다.

수컷이 알을 품는 동안 암컷은 20Km나 먼 바다로 나가 먹이를 사냥해 살을 찌우면서 새끼에게 먹일 먹이를 뱃속에 채워 두었다가 새끼가 부화할 때쯤 돌아온다. 암컷이 사냥하러 간 사이 수컷은 먹지도 않고 혼자서 알을 품고 있다가 새끼가 태어나면 뱃속의 먹이로 새끼를 양육한다. 암컷이 돌아오면 아빠펭귄은 새끼를 엄마에게 맡기고 다시 먹이를 사냥하러 먼 길을 떠난다.

펭귄들의 생활을 보면 사람도 감동받을 만큼 모성애가 지극하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먹지도 않고 추위와 싸우며 생존을 위해 서로 서로 협력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자신들의 꿈과 목표를 위해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고 마는 부부들이 많다. 모두가 하나만 낳거나 전혀 낳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언젠가는 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지도 모른다.

동물과 식물은 어떤 환경에서도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인간은 종족 번식보다 자기 개인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사회의 재앙을 맞게 되는 것이다. 성경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 1장28절)고 했건만 교인들도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탓에 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의 해외입양아가 334명이었다고 한다. 66.5%(222명)가 미국, 9.3%(31명)가 스웨덴, 6.9%(23명)가 캐나다, 4.1%(14명)가 이탈리아로 입양되었고, 호주(10명), 덴마크(5명), 룩셈부르크(3명), 프랑스(3명)가 그 뒤를 이었다. 나이로는 1세 미만이 62명, 1-3세가 250명, 3세 이상이 22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자 65명, 여자 269명으로 여자 입양을 선호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 입양아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기아·결손가정 자녀 7명, 미혼모 자녀 327명으로 나타났다.

오늘날같이 발전하고 풍성한 사회에서도 자식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품에서 떼어 놓아야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남녀가 사랑하여 아이가 생겼으면 생명을 지키고 양육해야 한다는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엄마, 아빠는 가져야 한다. 정부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엄마, 아빠들이 힘을 합해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를 차지하면 고령화사회라 하고,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65세 인구가 총인구의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만약 저출산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해외로 입양을 보낸다는 것은 정부의 인구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 지원하면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낸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 추방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두 곳의 양부모 가정에게 잇달아 버림받아야 했던 한국계 입양인 애덤 크랩서 씨가 미국에서 강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워싱턴 주 타코마 이민법원이 불법이민자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던 크랩서 씨의 추방 취소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입양인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기 시작한 2000년 이전에 입양된 크랩서는 양부모가 시민권을 받도록 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 버렸기 때문에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입양에 관한 법과 절차가 촘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지 말고 미혼모가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고 경제적으로도 지원해야 한다. 부득이 양육할 수 없을 때는 국내 입양을 주선하거나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지원해서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라도록 해야 한다.

자녀를 많이 낳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미 태어난 어이들을 우리 국민으로 키우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수천 마리의 펭귄들이 지구상에 존재하기 위해 다음 세대를 번식시키려고 서로서로 협력해서 추위를 이기며 알을 부화하고 새끼를 키우는 모습은 우리 인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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