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복지’의 가치
‘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복지’의 가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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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반기, 정치권에서 흘러나온 말 가운데 지금도 이따금 회자되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표현이 있었다. 국민 대다수의 일상생활에서 ‘저녁이 있는 삶’은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였기에 이 말은 한동안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 못지않게 무릎을 칠 만한 슬로건이 울산에서 나와 귀를 솔깃하게 한다. 울산시 노인복지 정책의 수식어 구실을 하는 ‘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란 표현이다.

‘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복지정책’이란 울산시가 급격한 고령화에 대비해 기초연금과 일자리, 돌봄, 여가문화 순으로 생활보호와 안전 즉 노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서비스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고 추진하는 노인복지정책을 말한다. 시는 이 정책에 들어가는 예산으로 일반회계 2조9천559억원의 9.3%에 달하는 2천738억원을 확보해 두고 있다.

주요 추진사업은 돌봄 서비스 강화와 기초연금 인상 지급이다. 복지관·경로당 기능 강화와 차별화된 다양한 일자리 제공도 그 속에 포함된다. 특히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18%나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작년보다 1천589개 더 많은 1만191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여성건강국장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사업계획서에 숫자만 그럴듯하게 나열한 탓은 아닌가. 시는 이러한 물음에 속 시원히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보다는 같은 날 울산시의회가 내놓은 조례안이 더 살갑게 느껴진다는 평가가 있다. 시의회는 이날 혼자 사는 시민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 ‘사회적 고립 1인 가구 고독사 예방 및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비록 지원 대상이 노인만이 아닌, 사회적 소통 취약계층이라 해도, ‘숫자놀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조례안은 심리 상담과 치료, 가스·화재 감지기와 응급호출 벨 설치, 방문간호 서비스 등을 시장의 의무사항으로 못 박는다.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 서비스’ 조항도 넣어 온기도 느끼게 한다.

‘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복지’는 빠르게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 절실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시가 겨냥하는 노인복지정책도 바로 그런 관점에서 펼치지 싶다. 그러기에 ‘삶이 여유로운 행복한 노후복지정책’에 짐짓 흠집 낼 생각은 없다. 다만, 보도자료 하나라도, 수치의 나열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가 물씬 풍기도록 신경 써서 작성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진대, 겉만 번지르르한 과대포장 선물꾸러미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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