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에서 알게된 동구 관광자원들
토론회에서 알게된 동구 관광자원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2.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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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으로 예정된 토론회가 3시간이 되도록 질문이 이어지는 뜨거운 토론의 현장이었다. 그런 토론회는 지난 1월 29일 오후 김종훈 국회의원과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 공동주최로 열렸다.

지금껏 동구 관광의 핵심자원으로 여겼던 대왕암공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중요한 자원들이 끝도 없이 많다면서 서로 먼저 이야기를 하겠다는 분위기였다. 대왕암공원은 더 이상 건설 쪽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곰솔 숲을 건강하게 돌보고 해안을 깨끗하게 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명제가 주어졌다.

‘동구’ 하면 세계적인 조선소 현대중공업이 전국에서 주목하는 대상이다. 호황일 때도 그랬고 임금협상 소식이 들릴 때도 그랬다. 현대중공업은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이 ‘오백원짜리 지폐 거북선’을 보여주면서 돈을 빌려와 지은 조선소가 그 뿌리다.

이보다 앞선 일제강점기에는 방어진에 일본인들이 들어와 목선에 모터를 단 배로 물고기를 싹쓸이하면서 인구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 무렵 방어진 철공소에서는 배를 만들었다. 예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구는 ‘배’로 유명했고 세계적으로 ‘배’ 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동구이다. 큰 그림도 ‘배’로 그려야만 문제가 풀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잠시 간추려 본다. 세계적인 조선소에서 만든 배를 대왕암 앞바다에 띄우기도 하고, 민자 유치로 폐선을 손질해 띄울 수도 있다. 배에서 동구의 음식을 먹으면서 일출도 볼 수 있는 선박호텔, 야경을 구경시켜주는 유람선, 타고 나가서 되돌아오는 요트까지, 그림을 잘만 그리면 숙박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동구이다.

해녀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자원이다. 배와 더불어 해녀 체험을 하고, 해녀 밥상을 마주하고, 해녀와 한 달 남짓 민박 체험도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조선소에서 배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빈 도크를 영화관이나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조선축제도 배를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나누어 열고, 지금의 다양한 활동을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시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한편 방어진에는 아직도, 황금어장을 찾아온 일본인들이 부를 누리며 살던 적산가옥이나 시설도 더러 남아있다. 또한 보성학교를 중심으로 한 항일운동의 역사 또한 깊은 곳이 방어진이다. 여기에는 독립운동에 앞장선 분들의 흔적도 같이 남아 있다. 국가가 인정한 동구 유일의 독립유공자 서진문 선생의 묘소와 자료들이 대표적이다.

성세빈, 윤덕규 등 독립운동과 교육을 함께 고민했던 분들의 체취도 남아 있다. 보성학교를 거쳐 간 많은 학생들 중에는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분들을 국민들이 알게 하고. 고 정주영 회장을 비롯한 동구의 인물들도 널리 알려야 한다. 새로 만들고 있다는 보성학교를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일본식 건물이나 일본인들이 살았던 건물도 아픈 역사의 상징이지만 역사의 흔적인 만큼 남겨두고 교육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바닷가 작은 골목이나 가옥들도 그대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통영 동피랑 골목처럼 이야기를 만드는 골목이 되게 해야 한다.

대왕암공원 근처에는 말이 물을 마시던 음수대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 물웅덩이를 지금이라도 찾아내 복원하는 일이 절실하다. 나라에서 관리하며 말을 키우던 마성과 그에 얽힌 이야기도 소중한 역사관광자원이다. 마성과 함께한 전국적인 인물들도 있다. 또 신라시대에 나라의 동쪽에 처음으로 세웠다는 동축사는 불교 역사상 최초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울주군은 천주교, 동구는 불교 성지를 내세워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 바닷가 마을의 애환을 들어줬던 방어진에는 용 모양을 하고 있는 곰솔이 있다. 족히 400~500년 이상은 된 나무다. 출항할 때나 돌아와 인사하고 간절히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깃든 노거수다. 일제 침략기에는 신사도 있었고 용굴에 대한 전설은 아직도 남아 있다.

대왕암 곰솔을 건강하게 해주는 ‘낙엽 걷어내는 일’은 지속가능한 일자리도 된다. 더 이상 숲을 줄이는 일보다 넓히는 일이 필요하다. 일산해수욕장에는 곰솔을 심고 그 아래 순비기나무, 갯메꽃, 해당화, 해국이 있었던 예전의 바닷가 모습을 여름바다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흔하고 촌스러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되고 최고의 볼거리가 되는 법이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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