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산재전문병원 후보지 두고 ‘동상이몽’
울산 중구, 산재전문병원 후보지 두고 ‘동상이몽’
  • 강은정
  • 승인 2019.02.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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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서동 혁신클러스터·구의회 다운2 공공주택지구 낙점… 유치 확정 안됐는데 벌써 시끌
울산 중구의회 신성봉 의장을 비롯한 중구의원들이 11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중구 유치 염원 기자회견을 열고 접근성이 좋은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부지가 최적지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 중구의회 신성봉 의장을 비롯한 중구의원들이 11일 중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중구 유치 염원 기자회견을 열고 접근성이 좋은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부지가 최적지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 중구와 중구의회가 산재전문병원 유치를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구에 산재전문병원이 들어선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예정지를 내세우며 집안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11일 중구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전문병원 대상부지로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가 최적지”라고 밝혔다.

중구의회는 산재전문병원 중구 유치를 염원하면서 예정지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중구의회 신성봉 의장은 “다운2지구는 응급환자 발생시 빠른 이송을 가능하게 하는 도로가 사통팔달 뚫려있다”라며 “산재병원 운영주체인 근로복지공단 본사가 혁신도시에 있어 효율적인 업무 연계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구의회는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범서IC를 이용하면 다운2지구와 울주군, 북구, 동구 등은 30분 내외, 울주군 온양, 온산 일원은 울산부산고속도로 이용시 20여분 소요된다”라며 “온산공단도 청량~범서IC를 이용하면 25분 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구는 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되면 접근성이 좋아지고 동구는 오토밸리로와 농소IC를 이용하면 25분내로 도착할 수 있다”라며 “울산포항고속도로도 인근에 있어 경주, 포항 환자까지 유치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구의회는 의료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중구에 산재전문병원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원들이 모두 힘을 모아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운2지구는 중구 다운동, 울주군 범서읍 서사, 척과리 일원에 1만3천여세대, 3만4천명이 살게 되는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로 현재 토지보상절차가 진행중이며 2022년에 준공예정이다.

중구의회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건설되기 때문에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지역이 대부분 그린벨트여서 LH공사와 협조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병원 부지 약 3만㎡를 마련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반면 중구는 병원 유치를 위해 관련부서에서 여러 입지후보지를 놓고 검토한 끝에 서동 607번지 클러스터용지9에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1월 울산시에 전달한 상태다.

이 부지는 의료시설과 공공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용지로 3만㎡에 달한다. 특히 병원 중구 유치는 박태완 중구청장의 공약사항이다.

또한 이곳 주변으로 교통이 발달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도심에 위치한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중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병원 규모를 고려한 부지 여러곳을 물색하고 검토해서 추진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동 클러스터용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병원 유치가 확정되기도 전에 집행부와 의회간 기싸움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중구의회가 사업 추진 실무담당자인 중구청과 협의나 논의도 없이 병원 후보지를 이야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구의회와 중구 양쪽 모두 이 문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냐는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중구의회 신성봉 의장은 “(집행부와) 교감은 있었다”라고 대답했고, 정확히 얘기 된 사안이냐는 기자의 계속된 질문에 “앞으로 (협의) 할거다”라고 밝혔다.

중구 역시 “오늘(11일) 중구의회에서 병원 유치 관련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지까지 이야기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결국 양측이 합의조차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중구의회가 선제적인 기자회견으로 여론몰이를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그린벨트는 병원을 짓는다는 이유로 해제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토부의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지침 제3장 4-1절’을 보면 개발제한구역 해제 추진 대상 사업에 공공주택, 사회복지, 녹지확충 등이 포함돼 있고, 국립병원은 해제 대상에 없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이미 그린벨트 지역을 검토한 결과 국토부 동의를 받기 어렵고 관련 지침이 변경되지 않는 한 병원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해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 안팎에서는 서로 협력해서 유치 운동에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에 후보지를 놓고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집행부와 의회간 소통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남구, 울주군, 북구 등도 병원 유치 경쟁에 가세한 상황에서 집안싸움으로 발목잡힐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병원 유치 희망지 조율을 해서 일원화하고 병원이 중구에 들어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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