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울산시민 이름으로 반대”
“광주형 일자리, 울산시민 이름으로 반대”
  • 정재환
  • 승인 2019.02.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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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윤 의원, 경제논리 아닌 특정지역 특혜 비판
나눠먹기 불가피… 車산업 경쟁력 강화 역행 우려 제기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이 지난달말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회사측이 전격적인 협약식을 갖고 성사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해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산 한국당 좌장 격인 5선의 정갑윤(중구·사진) 의원은 11일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입장문을 내놓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의원은 “광주형 일자리는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결정됐고 특정지역 특혜로 점철됐다”면서 “광주공장 신설로 발생할 불이익을 상쇄하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1% 감소,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업황 전망도 밝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광주에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면 공장별 생산물량 나눠먹기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광주형 일자리가 기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언급하며 “지난해 경차급 국내시장 규모가 12만7천429대이고, 광주에서 생산될 경차 생산규모는 10만대”라고 하면서 “경차 판매량 80%를 가져와야 광주형 일자리 공장의 생산량이 시장수요를 맞출 수 있는데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올 6~7월경 소형 SUV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한다”면서 “소형과 경형은 비슷한 소비층을 형성해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출을 늘려 판로를 확보하면 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 의원은 “우라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2016년 인도, 지난해 멕시코에 밀리며 세계 5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면서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에서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업계가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일자리만을 위한 나눠먹기는 과잉생산과 재정부담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현대차는 울산공장의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하지만 울산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은 명확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울산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을 태동시켰고, 성장·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작금의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울산의 위기로 연결되고 광주형 일자리는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기에 ‘광주형 일자리’를 울산 시민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설 연휴 전 진보정당과 같은 반대 입장을 보인 한국당 울산시당은 설 연휴가 끝난 지난 7일에도 논평을 내고 “울산시민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사안에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재차 밝혔다.

울산 한국당은 “지난해부터 이미 광주형일자리 타결로 인해 울산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민들의 여론과, 자유시장체제에서 시장질서를 왜곡해 부작용이 예상되고, 일자리 빼앗기 모델이라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에서 반대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광주형 일자리 외에도 타 시도에서 추진하는 유사 ‘00형일자리’가 언급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세금을 퍼부어서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면서 “홍남기 부총리가 ‘2월 말까지 ‘광주형 일자리’를 일반모델로 만들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는데, 이러다가 울산일자리 다 빼앗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한국당 울산시당은 그러면서 “민주당 사람들은 입만 열면 ‘정권 핵심 누구랑 친하고, 자주 전화 통화한다’고 말한다”면서 “지금이 바로 정권 핵심부에 전화해서 광주형일자리가 울산 시민 다 죽이니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라”고 울산민주당을 겨냥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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