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실제물가 괴리 1년 만에 최대
체감·실제물가 괴리 1년 만에 최대
  • 김지은
  • 승인 2019.02.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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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평균 물가 1.6%p, 울산지역 2.2%p 격차… “경제에 부정적 영향”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지만, 체감 물가는 2%대를 유지하며 체감·실제 물가 사이의 괴리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울산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2% 오르는 데 그치면서 2015년 9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전국 지수 역시 0.8% 증가해 지난해 1월에 이어 1년 만에 상승률 1%를 밑돌았다.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같은 달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국은행이 전국 도시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p로 2018년 1월(1.7%p)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울산은 무려 2.2%p나 차이난다.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3%에서 11월 1.9%, 12월 0.7%, 올해 1월 0.2%로 꾸준히 낮아졌다.

전국 평균도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매달 하락세를 이어왔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머무르다가 지난달 2.4%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와 공식 물가 간 괴리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축수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난달 울산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0.7%나 떨어지면서 2016년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반면, 농축수산물은 기상과 수급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2.2%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구 등 내구재 물가가 오를 때보다 마트 농수산물 물가가 오를 때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을 더 크게 체감한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올해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맥도날드와 써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외식업체는 이달 중 제품 가격을 각각 100~200원, 200~3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장기간 요금이 동결됐던 상하수도 요금 인상 가능성과 새해 들어 오른 자동차 보험료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반해 유가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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