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인수’·현대車 ‘광주형 일자리 타결’… 설 끝난 울산 노동계 ‘살얼음판’ 예고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현대車 ‘광주형 일자리 타결’… 설 끝난 울산 노동계 ‘살얼음판’ 예고
  • 이상길
  • 승인 2019.02.06 23: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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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노동계가 때 아닌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역 노동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설 연휴 시작 직전 ‘광주형 일자리’와 ‘대우조선 인수’라는 민감한 이슈들이 나란히 터지면서 노사관계가 급랭, 설 연휴 이후 살얼음판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重 협상 장기화 우려… 노조, 대우조선 인수 구조조정 등 동반땐 투쟁 예상

설 연휴 시작 전에 터진 대형이슈들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건 현대중공업 노사관계다. 앞서 노사는 해를 넘긴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해 첫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총회에서 이미 한차례 부결되면서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2차 잠정합의안을 다시 마련했다. 2차 잠정합의안의 경우 기본급 인상안이 포함되고, 설 명절 직전인 만큼 가결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조합원 총회 전날인 지난달 30일 언론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잠정 연기되고 말았다.

소식을 전해들은 노조는 반대 의견을 표명한 상태며, 인수 추진이 조합원들에게 가져올 영향을 따지는 중이다. 특히 대우조선 인수가 구조조정을 동반하거나 근로조건 후퇴 등을 가져올 경우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차 잠정합의안 투표일정이 다시 잡히더라도 표심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가장 우려되는 건 협상 장기화. 대우조선 인수 논란이 길어져 2차 잠정합의안 투표일정이 계속 지연될 경우 2019년 임금협상과의 통합교섭이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6년 협상이 해를 넘겨 장기화되면서 2017년 협상과 통합돼 지난해 초에 겨우 타결을 봤던 전적이 있다.

앞서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밀실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해온 것에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이에 한영석·가삼현 공동대표 이사 사장은 지난 1일 담화문 발표를 통해 “이번 대우조선 인수결정은 세계 1위의 조선산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일감 확보로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 광주형 일자리 ‘총력투쟁 예고’… 노사 갈등 점화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가 지난달 31일 타결 되자 설 연휴 후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광주광역시에 연간 10만 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공장을 짓고 노동자 임금을 기존 업계보다 낮춘 광주형 일자리가 기존 자동차 일자리를 축소시킬 것이라며 애초부터 반대해왔다.

또 이미 포화된 자동차 시장에 추가 생산라인을 공급하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노조는 설 연휴가 끝나면 이미 수차례 예고한 대로 기아자동차 노조와 함께 총파업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일단 사측에 특별고용안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하고 원·하청 노동자 고용보장을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광주형 일자리 사측 체결 당사자 등을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경우 설 연휴 직전 터진 광주형 일자리 문제가 올해 임단협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사 갈등요소가 조기에 발생하면서 올해 임단협은 더욱 거칠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 한 노사전문가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양대 노사의 갈등은 촉발된 지점은 다르지만 결국 ‘고용안정’이 원만한 노사관계의 해결 방안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로 현대차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실상 울산공장 등 기존 조합원 구조조정이고, 이미 구조조정을 겪었던 현대중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로 구조조정이 다시 촉발될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결국 이번 갈등의 조기봉합 방안은 고용안정에 달려 있지 않겠냐”고 진단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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