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가편(走馬加鞭)
주마가편(走馬加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1.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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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칫 자만하거나 게을러지기 쉬운 습성에 자극을 줌으로써 계속 잘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의 주마가편은 오늘날 우리에게 ‘정체(停滯)는 곧 사멸(死滅)을 초래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 같은 말이다. 20세기말 미래학자 ‘앨빈 토풀러’는 당시 기업을 공룡들의 박물관에 비유하면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중에 이 중 상당수가 도태 될 것일라 경고했었다. 당시 많은 기업은 이 말을 변화에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다투어 ‘경영혁신운동’을 전개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였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기업에 비해 정치를 비롯한 일반 사회질서는 아직도 1년에 강산이 몇 번씩 변해버리는 환경변화의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낭만에 젖어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대 없네.’ 라고 회상의 풍지(風紙)를 노래하고 있는 것 같다. 바꾸어 말해 우리의 욕구는 어제보다 더 풍요롭고 편리함을 추구하고 쾌적한 것에 길들여져 가는데 실천의지는 기초질서를 논해야 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의 일반적인 성향이 변화를 거부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에 순응하여 권위를 앞세우고, 획일적인 가치기준에 안주하려하면 이미 변해버린 사회는 이를 외면하므로 스스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주변의 엄청난 환경변화의 요소를 모르고 그 넓이도 짐작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그들만의 세계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 중 잘 되고 있는 것은 더욱 잘되는 방법을 찾아내고, 잘못은 고쳐 나가면서 점점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매진할 수 있게 하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운동의 주체는 우리주변에 많으니 연합하여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공익성을 띤 단체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운동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등이 있고 이 외에도 자원봉사단체, 지역사회 자원봉사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운동단체 등 수많은 단체가 활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운동은 현실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렇게 하여 5년 10년 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우리의 모습을 찾고, 그 안에 당연히 변해있어야 할 개개인의 모습을 그려놓아야 한다. 이러한 것을 다른 말로 비젼(vision)이라고 한다면 바로 그 비젼이 실현되어야 할 우리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요한 것은 모든 변화의 중심은 철저하게 사람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9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잘 달리던 말이었다. 그러나 중도에 가편(加鞭)이 될 계기가 주어졌지만 달려야 할 길이 예전처럼 평탄치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평탄치 않은 환경만 탓하면서 남들이 다 달려간 길을 허위허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이를 테면 출발점이 우리와 비슷했던 싱가포르와 대한민국을 현재라는 잣대위에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1세기 가장 청렴한 지도자로 전 싱가포르 이광요(李光耀)수상을 지목하는데 그의 정치철학에 눈을 돌려보자. 그는 취임식을 위해 단돈 1원한장도 쓰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복무(服務)하는 자세로 근무하였고, 정직(正直),청렴(淸廉), 근면(勤勉), 봉사(奉仕)하는 자세로 싱가포르를 부자나라로 만들었다. 국민적 공개토론을 통해 원칙으로 정해지면 예외 없이 끝까지 관철시켰다. 공무원보수를 대폭 개선하여 부정부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고 대신 엄벌주의로 척결했다.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정의와 도덕성이 실현되도록 했다. 깨끗한 선거를 통해 청렴하고 현능(賢能)한 인물이 나오도록 했다. 마치고 나올 때 이임식은 물론 회식도 없었다. 우리는 이보다 잘 할 수 있는 국민인데 ‘왜?’ 라는 의문점을 이 시점에서 꼭 되짚어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국민적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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