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출산율 0.96
현실로 다가온 출산율 0.96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2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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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합계출산율 0.96이 현실이 되었다. 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저출산·고령화를 현장에서 전하는 일을 해오면서 수많은 대상자들에게 다양한 징후를 전하며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것 같다는 예상을 해 왔다. 작년의 합계출산율을 보면 그 현실이 5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급격한 경제성장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나라지만 한 세대(30년) 만에 출산율이 반 토막이 나는 유례없는 사례로 남을 수밖에 없는 나라가 되었다.

27일자 S일보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35%가 소멸위험 단계에 있다고 한다. 울산은 17개 시·도 가운데 소멸위험지수가 1.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울산은 지난해를 포함해 37개월 동안 ‘탈 울산’ 행렬이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한때 지역 상권의 중심이었던 남구 삼산동의 상가밀집지역도 공실률이 많이 늘어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어디 삼산뿐인가. 5개 구·군 대부분에서 ‘임대’라고 써 놓은 상가를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남구의 경우 일자리 창출, 상권 확보, 장애인 지원 사업 등에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하기에 출산 장려, 저출산 극복에는 조금밖에 지원하지 못함을 이해해 달라고 구청장이 직접 주민센터를 찾아가 협조를 구했다.

동구는 동구 살리기, 해양플랜트연수원 동구 유치 운동, 동구지역 일자리 창출에 매달리느라 정작 저출산 극복 문제는 생각할 여력도 없는 모양새이다., 울주군은 그마나 여력이 미치는지 주변을 살피며 저출산 지원 대책에서 타 구·군을 압도하고 있다.

모 기관에서 사회복지 현장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출산장려 공모사업 프로그램 기획에 직접 참여하면서 현실로 다가온 저출산 현상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20대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이러했다,

윤00 씨(여, 25)는 “우리 또래 젊은 층들은 결혼에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송□□ 씨(여, 26)는 “결혼해도 아이를 갖겠다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 “자식을 키우는 데 고생만 하고, 자식들이 우리를 돌보지도 않을 거고, 우리도 자식들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심경을 털어놨다.

어느 일요일, 장애인 자원봉사에 참여한 10대 중학생들의 이야기는 어떠했을까? 정OO 양(16)은 “우리 집은 오빠와 나 둘이고, 오늘 온 친구 넷 모두 2명씩이라 당연히 가족은 있어야 하는 거라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했고, 이△△ 양(15)은 “아직 결혼과 출산 문제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아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출산가능 젊은이들의 이런 생각은 아마도 전국적 현상이 된 듯하다.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는 이미 2016년부터(서울 2016, 부산 2017) 출산율이 1.0 이하였으니 말할 필요도 없다.

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아무리 고민해도 가족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 외에는 답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가족이 중요하다는 것,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 가족끼리 서로 의지하며 고민하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이 시대의 책무일 것 같다.

주변의 학생들, 젊은이들을 찾아가 인구현상 이해교육이나 저출산의 심각성을 외쳐 본들 그 때뿐이다. 사회적 분위기의 확산이 답이라면, 가족사랑 운동을 펼쳐 사회 전체가 가족 중심이어야 살 수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떨까?

마라톤 시합도 가족사랑 마라톤, 음악회도 가족 음악회, 체육행사도 가족사랑 어울림 체육대회, 유치원·초등학교 학예발표회도 가족참여 학예발표회라는 식으로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는 각종 행사의 이름부터 바꾸어 환경이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박형태 정훈평생교육원 원장·인구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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