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시장 이전, 공론화과정도 거치자
농수산물시장 이전, 공론화과정도 거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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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영업장 설치 작업이 채 끝나지 않은 시점인데도 이전(移轉) 이야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14일, 화마의 기습으로 수산물 소매동이 하루새벽에 잿더미로 변한 울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에 따른 뒷이야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전 이야기가 벌써부터 급물살을 탄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정서가 절박하다는 사실의 반증인지도 모른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의 당위성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거론돼 왔다. 첫째 이유는,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노후화 정도가 심해 화재를 비롯한 대형 안전사고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둘째 이유는, 도매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고 주차면도 320면에 지나지 않다 보니 상인이나 손님들로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역대 울산시장들에게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는 ‘뜨거운 감자’나 다름없었다.

지난 2014년에는 울산시가 용역을 발주한 끝에 남구의 모처를 이전 적지(敵地)로 가닥을 잡았으나 뜻하지 않은 입김의 작용으로 물거품이 됐다는 설이 전한다. 이 문제는 시장이 바뀐 뒤에도 설왕설래의 헛바퀴만 돌리다가 멈춰서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하는 택일(擇一)의 문제는 부침만 거듭하다가 끝내는 화마의 기습을 스스로 불러들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수산물 소매동 화재를 두고 ‘예고된 재앙’이라고는 지적을 감추지 않는다. 심지어는 ‘역대 울산시장들의 폭탄돌리기가 초래한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주장까지 내세운다. 울산시의회 쪽에서는 대형사고 위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시의회 차원에서 강도 높게 던진 바 있는데도 집행부가 즉시 대처하지 못해 대형 사고를 불러들였다고 진단한다.

다행인 것은 ‘울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을 겨냥한 용역을 1월 하순에 시작하고 그 결과가 올 상반기 안에 나올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용역비 3억원은 지난해 말 시의회가 ‘2019년도 울산시 당초예산안’ 심사 때 무난히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용역은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신축(新築) 또는 이전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사업이어서 관심이 더욱 크다.

그러나 지자체의 용역만으로 시민적 관심사의 향방을 좌우한다는 것은 참여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사계의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도 같이 참여하는 공론화(公論化)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이전’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 해도 울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신축에 소요되는 기간을 5년 안팎으로 잡는 전문가 견해도 없지 않다. 농수산물도매시장 문제를 좀 더 긴 안목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더욱 뚜렷해지겠지만, 지금의 농수산물도매시장 규모나 역량만으로는 117만 시민들의 식탁을 넉넉하게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이 대세(大勢)적 여론인 것 같다. 그래도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마음가짐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므로 용역은 거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업인 만큼 공론화 과정만은 꼭 거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참여민주주의를 꽃피우는 데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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