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 유네스코·물 문제 ‘투 트랙’ 전략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 유네스코·물 문제 ‘투 트랙’ 전략
  • 이상길
  • 승인 2019.01.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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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 “또 침수되기 전 매듭 각오”市, 문화유산 등재 우선순위 두고타 지역 물 수급과 동시 추진 전략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5일 국보 제285호인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둘러보며 대곡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목록 선정 협조 및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권 맑은 물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태준 기자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5일 국보 제285호인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을 둘러보며 대곡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목록 선정 협조 및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울산권 맑은 물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가 국보 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우선순위에 두고, 물 문제와 함께 투 트랙 전략으로 추진한다.

그동안 시와 문화재청은 맑은 물 공급과 암각화 보존을 각각 우선순위로 두면서 대립각을 유지해왔는데, 결국 울산시가 문화재청의 입장을 존중해 협력을 통한 암각화 보존방안을 마련한다는 기조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25일 울산을 찾은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함께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둘러봤다. 장화를 신고 암각화를 살펴본 두 사람은 암각화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암각화 보존방안과 관련해 논의를 이어갔다.

취재 결과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일정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내년에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목록에 넣은 뒤 2021년 9월께 신청서를 작성, 2022년 등재를 목표로 하는데 합의한 상황에서 인력, 재원 등의 추진일정을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탁월한 보편성으로 인해 말할 것도 없다”며 “댐 수위를 조절해서 하루빨리 세계인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기자 시절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한 이후 15년만이다. 예전보다 그림이 흐릿해져 가슴 아프다. 다시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하기 전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로 문화재청이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사연댐 수위조절안을 고수해 왔는데, 이 경우 울산 주요 식수원인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해 울산시는 생태제방안과 유로변경안 등 다른 방안들을 모색해 왔다. 특히 시는 최근 신 유로변경안까지 새로 꺼내들면서 울산권 맑은 물 공급을 선결과제로 뒀지만, 주변 환경에 대한 훼손이 불가피해 결정권을 쥔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대전제는 주변경관 훼손이 아예 없어야 한다는 게 문화재청의 입장인 만큼 결국 현 시점에서 시가 문화재청과 손을 잡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것은 암각화 주변에 훼손이 가는 방안은 더 이상 모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겠다.

결국 잠시 검토됐던 신 유로변경안은 폐기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함께 ‘물 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들도 “대곡천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암각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물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겠냐”면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물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됐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물 문제 해결도 동시에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청도 운문댐 등 타 지역에서 물을 끌어 오는 방안 모색도 계속 진행 중으로 결국 시로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물 문제 해결’을 함께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쳐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길·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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