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시설현대화 사업 향방 '관심'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시설현대화 사업 향방 '관심'
  • 이상길
  • 승인 2019.01.24 2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재건축·이전 상인 여론 예의 주시

이번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농수산물시장) 화재로 울산시가 오래 전부터 추진해온 시설현대화 사업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진행돼온 시설현대화 사업이 ‘재건축’과 ‘이전’을 놓고 상인들 간의 의견이 상충돼 표류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화재가 상인 여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화재로 재건축에 무게 실리나

농수산물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9년째 표류해온 건 ‘재건축’과 ‘이전’을 놓고 상인들 간의 의견이 상충됐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시장은 도매동 5개의 법인과 소매동번영회 2곳으로 구성돼 있다. 도매동은 울산원예농협, 울산중앙청과시장, 울산수산업협동조합, 울산중앙수산시장(주), 울산건해산물시장(주)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울산중앙청과시장만 재건축을 주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전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관련해 시는 2013년 8월 용역을 통해 이전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울산중앙청과가 재건축을 고수해 지연되면서 국비 공모사업에도 탈락하고 결국 시효가 만료되고 말았다. 이후 시설현대화사업은 계속 진행됐지만 상인들 간의 의견불일치로 표류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일각에서는 향후 이전보다는 재건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복구 작업이 재건축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상인들의 여론도 재건축으로 크게 쏠릴 것이라는 것. 실제로 이날 화재 현장에서는 시설현대화를 통해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한 상인은 “어차피 복구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만큼 그럴 바엔 바로 재건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농수산물시장 한 관계자는 “민선 7기 울산시는 출범하자마자 이전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였지만 이번 화재로 만약 상인 여론이 재건축으로 급격히 쏠리면 시로서도 재건축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그럴 경우 시가 농수산물시장 주차장에 몽골텐트로 설치할 임시영업장 운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市 “내달 출범 예정인 추진위 활동 통해 최종 결정”

시는 이번 화재가 농수산물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대신 다음 달 출범 예정인 추진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앞서 시는 다음달 말까지 시설이 노후화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한 명확한 추진 방향 결정을 위해 전문가들 위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추진위는 농수산물시장 종사자를 비롯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시가 이전이냐 재건축이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다만 다음 달에 출범하는 추진위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번 화재도 추진위 논의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2020년 정부의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비지원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상인들의 의견이 갈라져 이미 한 차례 탈락했던 만큼 이번에는 추진위 활동을 통해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현재 추진위 구성을 위해 추천서를 받고 있다. 한편 1990년 개장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설노후화와 부실한 관리·보수, 저온저장시설 부족, 비효율적 주차관리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울산도매시장의 청과물 1일 평균거래 규모는 2014년 9만6천4t, 2015년 9만4천788t, 2016년 9만1천518t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균거래량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상길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