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야간학습 자율화에 프리미엄 독서실 성행
울산, 야간학습 자율화에 프리미엄 독서실 성행
  • 강은정
  • 승인 2019.01.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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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3배 차이에도 학생들 대거 몰려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가중 ‘역효과’교육청 “학습 선택권 보장 취지” 강조
울산지역 고등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된 가운데 ‘프리미엄 독서실’이 성업하고 있다. 사진은 남구의 한 프리미엄 독서실 내부모습. 	장태준 기자
울산지역 고등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된 가운데 ‘프리미엄 독서실’이 성업하고 있다. 사진은 남구의 한 프리미엄 독서실 내부모습. 장태준 기자

 

울산지역 학교에서 시행해 온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 되면서 대다수 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다. 수 십 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사설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 늘면서 계층 간 교육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고등학교 정규수업(7교시, 오후 4시 30분 안팎)을 마친 뒤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야간자율학습을 완전히 자율화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보장하고, 억지공부를 줄여 교사 피로도를 덜어 주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야간자율학습 자율화로 학습의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학원과 사설독서실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 당초 취지와 달리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반 독서실에서 고급화된 ‘프리미엄 독서실’이 울산지역에 성행하면서 공부하는 공간조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울산 남구의 한 프리미엄 독서실. 이곳은 카페형 공부공간, 독립형 공간, 반개방형 공간, 스터디룸 등 학습공간은 물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독서실이다.

카페형 공부공간은 넓은 테이블과 공간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거나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존 독서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공간이 마련돼있다.

과거 독서실은 오로지 공부만을 위한 장소로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 책상 조명 아래 공부하는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고3 수험생은 “프리미엄 독서실을 3개월째 이용하고 있는데 시설이 쾌적하고 답답함이 느껴지면 카페형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자극도 되고 독서실에서 제공해주는 인강(인터넷 강의)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기존 독서실 대비 비용이 최고 3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프리미엄 독서실은 자리 구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야간자율학습의 강제성이 사라진 이후로 수험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어서다.

한 학부모는 “야자 자율화 시행으로 학교에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사설 독서실에 보내고 있다”며 “비용이 만만찮지만 공부가 잘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보낸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독서실 180곳 중 프리미엄 독서실은 모두 19곳이다. 여기에 이달 새로 문을 여는 독서실이 1곳, 기존 독서실이 리모델링을 해서 프리미엄 독서실로 재오픈 하는 등 시장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 선택제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들일 필요 없이 학교에서 야자 할 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며 “학교에 독서실과 같은 분위기의 교실을 늘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예체능계 등 특정한 목적이 있는 학생을 제외하고 공부로 대학가거나 꿈을 찾아야 하는 대다수 학생을 위해서 학교에서 신경 써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야자 자율화는 학교민주주의 실현으로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학생의 선택권 보장 등의 측면에서 봐야한다”며 “주입식 공부를 강요하는 것에서 자율성을 띄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다는 취지이며 다소 혼선이 있더라도 이 제도 시행으로 학생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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