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헌 시인이 전하는 바다의 숨비소리
오창헌 시인이 전하는 바다의 숨비소리
  • 김보은
  • 승인 2019.01.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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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내음 풍기는 첫 시집 ‘해목’ 발간
고래·바다시 등 시 52편 수록
“어머니는 제주 해녀였다/어머니 붉은 꽃잎 펴 나를 꿈꾸던 날에도/나를 세상 밖으로 몽긋이 내밀던 날에도/어머니는 물질을 하셨다/나의 첫 교과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물결의 출렁임과/깊게 내뱉던 어머니의 숨비소리/그게 어머니의 가르침이고/바다의 첫 가르침이었다”(오창헌 시인의 시 ‘바다의 태교’ 중에서)

펼치는 순간 싱싱한 바다 내음이 훅 풍겨오는 시집 한권이 나왔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오창헌 시인의 첫 번째 시집 ‘해목(가을)’이다.

시집에는 총 2부로 걸쳐 고래시와 바다시 26편, 자연과 일상을 노래한 시 26편 등 총 52편의 시가 실렸다.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은 물론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다, 고래, 자연을 소재로 담아냈다.

또한 책에는 사진가 권일의 사진작품 17점, 이윤길 선장시인의 고래 사진 2점, ‘이등병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로 잘 알려진 김현성 작곡가의 ‘어머니의 숨비소리’, 울산지역에서 활동하는 김학주 작곡가의 ‘거시기’ 등 악보 2점도 수록됐다.

안성길 시인·평론가는 “시집을 펼치는 순간 싱싱한 갯내가 훅 얼굴에 끼친다. 평소 시인의 발표작에는 늘 바다 냄새가 난다”며 “시인의 지향점은 치열한 사유다. 그 감각적 표현양태는 여러 작품에 보이는 ‘숨비소리’ 하나로 모인다. 주어진 삶을 지극히 성실하고 경건하게 살아낸 과정이요 결과가 아니고는 불가능하다”고 평했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를 뜻한다.

오창헌 시인은 시인이자 영상시 전문가, 시전 기획자, 지역출판계 편집자로 문화 현장을 누벼온 문학활동가다. 1997년 ‘울산공단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 1999년 ‘울산작가’로 등단했다.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 ‘울산작가회의’, ‘울산사랑시노래회’ 활동과 ‘울산작가’ 편집주간을 거쳐 무크지 ‘고래와 문학’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시집은 울산문화재단의 지난해 예술창작발표지원 사업의 하나로 발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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