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의 ‘자신감 착각’
손혜원의 ‘자신감 착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2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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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는 힘 센(?) 초선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몸살이다. 결론은 미지수지만 이미 흠집 난 사람이고 ‘빼박’ 신세가 됐다.

부담을 느낀 손 의원은 탈당 수순을 밞았고 결국 ‘손혜원 타운’ 진실 규명은 검찰로 넘어갔다. 좌충우돌중인 손혜원 의원은 믿는 구석이 있는지 아직도 ‘기고만장’이다. 다른 사람들이 깜빡 속아 넘어갈 만큼 뻔뻔스러운 ‘자신감 착각’은 아닌지 묻고 싶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11만4천38㎡ 규모다. 필지 기준으로는 602필지다. 이 중 125필지(21%)는 외지인(外地人) 소유이고 이들 중에는 서울 거주자(49건)가 가장 많다. 외지인들이 들어와 낙후된 원도심에 투자하자 처음에는 반기던 목포 시민들도 외지인들이 목 좋은 건물을 모두 사들이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손 의원의 가족과 측근들은 작년 8월 전남 목포시 만호동과 유달동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되기 전 1년여 동안 20여 건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곳과 인접지역 재생사업에는 국가예산 1천100억 원이 올해부터 5년간 투입되며, 손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았던 문화체육관광위 소관인 문화재청 예산만 500억 원이 투입된다.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 재생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심리학에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는데도 능력 부족으로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갖게 한다”는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말과 “서울 안 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긴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주로 똑똑한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이 정치인으로 성공하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종종 쓰이는 이론이다.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똑똑한 사람은 자신의 결점을 잘 알고 있어서 회의적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적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손 의원의 이 같은 자신감은 더닝 크루거 효과 사례처럼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는데도 그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과정이라고 여기기 때문은 아닐까. 정치권에서 벌어졌던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등 의혹의 진위 여부는 결국 검찰이 가리게 됐다. 손 의원과 관련한 핵심 의혹은 Δ목포 문화재거리 사전정보 유출 및 압력 행사와 Δ창성장 조카 명의 매입에 대한 차명거래 및 차명재산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제기된 의혹에 부패방지법상 공무원의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직권남용,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취득하게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은 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지위를 이용해 근대문화역사공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다는 정보를 미리 취득한 뒤 해당 지역 부동산을 매입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 문화재 지정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재청은 손 의원이 속했던 문체위의 피감기관이다.

안 그래도 며칠 새 손 의원이 영부인과 막역한 중·고교 동문이라는 구설이 시끌벅적하다. 당 차원의 묵시적인 비호와 함께 일개 초선 의원이 경거망동하는 인상을 계속 준다거나 손 의원 수사에서 검찰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이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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