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리 사람들 옛 이야기 한권의 책으로 펼쳐져
대곡리 사람들 옛 이야기 한권의 책으로 펼쳐져
  • 김보은
  • 승인 2019.01.1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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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 출간반구교~반구마을 등 4개 영역 기술청안 이씨 이름각자 외부 첫 공개
1970년 최경옥씨 가족이 화전놀이 가는 모습.
1970년 최경옥씨 가족이 화전놀이 가는 모습.

 

 

“옛날에는 소믹이러 왔다가 멱을 감고나면 아이들은 거게서(반구대암각화 앞) 더버가(더워서) 목욕도 하고 장난을 쳤거덩. 그래 나도 가봤어. 방구가 납닥한기 기림(그림)이 있어. 기림 희한하다 싶어가 누가 새기도 쇠로가 새긴 것도 아니고….”(‘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중에서)

울산의 대표 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인접해 있는 울주군 대곡리 마을 사람들의 옛 이야기가 한권의 책으로 펼쳐졌다.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는 지난해 울산시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 공모에 선정돼 그 성과물로 ‘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구술로 엮은 사람과 자연 이야기’를 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는 대곡리 반구마을, 한실마을 주민들로 구성됐다.

책에는 대곡천이 품고 있는 자연유산, 문화유산과 이를 지켜온 대곡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반구교에서 반구마을까지, 한실길에서 한실마을까지, 연로개수기에서 벼락 맞은 나무까지, 대곡천 암각화군 등 4개의 영역으로 분류해 발길 따라 순차적으로 기술했다. 이를 위해 문헌 자료, 사진 기록물, 마을의 전설, 옛길 등을 토대로 대곡 경로당에서 마을주민들은 회의가 거듭했고 어르신의 구술을 일일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빠뜨리지 않았다. 마을주민들이 이후락 대통령 비서실장과 맞서 제1호 반구교를 쟁취한 이야기와 이 당시 마을 이장이던 이진동씨가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받은 회신, 어릴 적 반구대·천전리 암각화와 관련된 기억 등을 마을 주민들의 입을 통해 생생히 전해준다.

또한 반구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청안 이씨의 반구대 입향조부터 3대까지의 이름 각자가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반구대 선사마을공동체 이영준 대표(대곡리 이장)는 “마을 사람들이 이번처럼 자주 만나 소통하고 힘을 합쳐 일해 본 적이 없었다. 대곡천 암각화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도 앞장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업에 기획부터 참여한 이달희 교수(반구대포럼 상임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풀어 놓은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면서 사연댐 축조 이전의 대곡천 계곡과 대곡마을을 복원하는 것이 대곡천 반구대문화유산을 아끼는 우리 모두의 책무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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