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순화의 밑거름 ‘우리학교 화장실 사업’
정서순화의 밑거름 ‘우리학교 화장실 사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1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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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심리학, 정신분석학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화장실의 심리학’이란 책이 서점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분야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서서히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 제목을 꾸미는 수식어은 흥미롭게도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화장실은 학자에게든 일반인에게든 더 이상 음습하고 닫혀 있는 공간이 아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기도 하는 환하게 열린 정서적 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 화장실이 ‘열린 공간’으로 인식되고 ‘화장실 문화’라는 낯선 용어가 등장한 시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였을 것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화장실은 금단의 영역인양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혐오의 대상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화장실 문화’의 씨앗이 우리 울산에 뿌려진 것도 바로 그 시기였다. ‘88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울산시와 한 민간단체는 ‘주유소·충전소 화장실 개방’ 캠페인을 벌였고, SK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체들이 적극 호응한 바 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88 이전’으로 되돌아온 느낌을 쉽사리 지울 수 없다. 학생들의 생활 터전인 학교라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교육가족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탓인가.

그런 시점에 울산시교육청이 ‘우리학교 화장실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람직한 화장실 문화’의 창달에 앞장서겠다는 노옥희 교육감의 강력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노 교육감은 “학교 화장실이 더러움, 냄새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깨도록 하겠다”, “쉼과 여유가 있는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화장실로 꾸미겠다”고 잔뜩 벼른다. 새로 단장될 학교 화장실은 ‘학생 눈높이에 맞는 밝고 쾌적한 공간, 성별·학년에 맞는 인체공학적·감성적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화장실의 변신은 울산지역 학생들의 정서에 엄청난 변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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