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SKY 캐슬’, 그리고 우리 교육
드라마 ‘SKY 캐슬’, 그리고 우리 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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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드라마가 있다. 첫 방송으로 시청자들과 만났을 때의 시청률은 고작 1.7%였다. 게다가 드라마를 송출하는 방송국마저 공영방송국이 아닌 종편방송국이었다. 삼국시대의 신라에 견주어 본다면 출신은 6두품이요, 전쟁에 나가서도 혁혁한 전공을 따지기보다는 군대의 맨 뒤꽁무니를 따라다니기에도 힘에 벅찬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인물에게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 버렸다. 그야말로 천지가 경동할 만큼의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첫 회 시청률이 고작 1.7%였다는 그 드라마가 이제는 어느새 시청률 20%의 턱밑까지 다다랐다.

한때 공유라는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숱한 화제를 낳은 적이 있었다. 드라마의 OST로 사용된 그 음악이 크게 유행했을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대사들만 따로 모은 명대사 모음집이 인터넷에 떠돌기까지 했다. 그 중 가장 인기 많았던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대사는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토록 많은 이들을 ‘심쿵’하게 했던 드라마 ‘도깨비’의 최고 시청률이 20.509%였다고 하니, 종영이 되기도 전에 2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그 드라마는 대체 어떤 연유로 이토록 많은 이들의 공감과 마음을 얻고 있는지 절로 궁금해진다.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그 드라마는 ‘SKY 캐슬’이라는 작품으로, 종편방송국 JTBC에서 방영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시청률은 ‘우리 국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이 화제의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달리 해석하면,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이 땅의 교육문제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국민 대부분이 ‘교육전문가’ 소리를 듣고 있는 지금, 드라마 ‘SKY 캐슬’은 우리 사회에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입시 제도의 일그러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쳐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바로 이 점이 더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소위 ‘명문대학’이라는 타이틀이 사회적 지위와 취업의 중심부위를 차지하게 되는 비뚤어진 우리 사회를 투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의 아픈 상처를 헤집고 있는지도 모른다.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이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의 교육 관련 동향과 통계를 종합해 보자. 이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사교육 평균 참여율은 2007년 77%, 2008년 75.1%,2010년 73.6%로 조금씩 줄어들었고, 2016년에는 67.8%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도로 70.5%를 기록함으로써 사교육 의존도가 또다시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소득수준별 사교육 참여율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도농 간의 교육격차 또한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해,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가 심각해지면서 소득계층에 따른 사교육비의 지출비율 또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극화가 심해지기 전에는 부모의 계층에 따른 교육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징표가 되기도 한다. 특히 학력 간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는, 가족해체의 위기에 처한 학생과 저소득층 부모에 대한 교육당국의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SKY 캐슬’은 드라마가 아닌, 이 땅 곳곳에서 벌어지는 실제상황으로 둔갑하게 된다는 강력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김용진 명덕초등하교 울산시교육청 파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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