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은행권 희망퇴직‘수백명 짐싼다’
올해도 은행권 희망퇴직‘수백명 짐싼다’
  • 김지은
  • 승인 2019.01.1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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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에 구조조정 압박… 국민은행도 600명 신청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은행권의 희망퇴직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과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구조조정 압박히 이어져 국내 주요 은행마다 수백명씩 이미 떠났거나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임금피크 전환·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에 6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국민은행이 11~14일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총 6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07명) 규모의 1.5배 수준이다.

이번 국민은행 희망퇴직은 대상과 특별퇴직금 규모가 늘면서 신청자 급증이 예상됐다. 올해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대상자는 임금피크로 이미 전환한 직원과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 1965년 이전 출생 팀장·팀원급 직원이다.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이 새로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기존 1천800여명에서 2천100여명으로 증가했다.

특별퇴직금은 임금의 21∼39개월치며,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퇴직금은 지난해 최대 36개월치보다 3개월분 많아졌다.

앞서 KB국민은행이 지난 8일 19년 만에 처음으로 전 직원 1만6천여명 중 30%인 5천5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열었지만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는 큰 업무 혼란이 없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고객의 큰 불편은 야기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은행권의 비대면 거래 비율은 계속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창구를 통하지 않는 ‘비대면 계좌이체’ 가 전체 계좌이체 건의 약 70%를 차지한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등장하면서 은행권이 비대면 채널을 빠르게 강화했고, 디지털화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주요 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대상은 15년 이상 근속 직원 중 1960년 이후 출생한 부지점장급 이상 일반직과 1964년 이후 출생한 4급 이하 일반직·RS직·무기계약관련·관리지원계약인력 등이다. 특별퇴직금 규모는 월평균 임금 8∼36개월치다.

신한은행은 퇴직자에게 기본 퇴직금 외에도 특별 퇴직금, 자녀 1인당 최대 2천800만원의 학자금 등을 지급하는 만큼 상당한 규모의 인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196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400여명을 퇴직 처리했다. 우리은행은 이들에게 기존 퇴직금에 월평균 임금 36개월치를 특별퇴직금을 주기로 했다. 최종 대상자는 오는 31일자로 퇴직 처리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 직원과 올해부터 임금피크제 대상되는 1962년생 등이 희망퇴직했다.

610명의 신청자 중 최종 퇴직 인원은 597명이다. 2017년엔 534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명예퇴직 조건으로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20∼36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BNK경남은행은 매년 말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30여 명의 직원이 신청했다. BNK부산은행은 1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4대 시중은행은 6천명이 넘는 직원들을 감원했고, 이 같은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퇴직 규모도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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