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해녀의 삶,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내
울산 해녀의 삶,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내
  • 김보은
  • 승인 2019.01.15 2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박물관 기획전 개막식·뮤지엄토크 개최
전시상영영상 제작자 신미정 작가 관람객 만남
내레이션 외 음악적요소 배제 등 왜곡 최소화
15일 울산박물관 기획전 ‘출향-망사리에 묻은 기억 ’개막식 겸 뮤지엄 토크에서 신미정 작가, 이익주 한신대학교 교수 등이 전시영상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5일 울산박물관 기획전 ‘출향-망사리에 묻은 기억 ’개막식 겸 뮤지엄 토크에서 신미정 작가, 이익주 한신대학교 교수 등이 전시영상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울산의 해녀 자체가 생소했어요. 울산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생각보다 울산에 제주 출신 해녀들이 많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양순택 할머니를 만났고 할머니의 삶을 영상 속에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신미정 작가는 15일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린 뮤지엄 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울산박물관은 이날 기획전 ‘출향-망사리에 묻은 기억’의 개막식을 겸한 뮤지엄 토크를 개최하고 신미정 작가와 이익주 한신대학교 교수를 초청했다.

신미정 작가는 기획전에서 상영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의 제작자다. 꾸준히 지역 내 타지인의 이주와 정착에 관심가지고 여러 차례 영상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번이 4번째 작품으로 제주도에서 태어나 울산에 정착한 해녀 양순택씨의 삶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는 일제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산업화로 이어지는 굴곡의 역사가 이어진다.

뮤지엄 토크에 패널로 참여한 이익주 교수는 영상을 관람한 뒤 “일상적인 풍경이 상투적이지 않고 새롭게 보였다. 울산과 제주의 역사를 함께 조명해 시간성, 지역성을 정형화하지 않았고 이를 복잡하지 않게 풀어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하는 내레이션에 비해 영상이 지나치게 아름답게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신 작가는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은 아니다. 풍경이 아름다운 것과는 별개로 할머니에겐 풍경의 의미가 다르다. 영상 속 장소 하나 하나 할머니의 기억이 묻어나는 곳이라 영상이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상 속 내레이션을 제외하곤 음악이나 효과음이 없다는 점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하자 신 작가는 “촬영을 할 때 녹음한 현장음만 넣고 음악적인 요소는 영상에서 배제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왜곡시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덧붙여 “양순택 할머니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비슷한 케이스(제주에서 와 울산에 정착한 해녀)인 이옥순씨가 내레이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작품의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물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다큐멘터리로 볼 수 없고 연출기법이 가미되지 않아 단편영화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신 작가는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현대미술의 방향이다. 장르로 규정짓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철저히 작가의 시선이 개입했고 할머니의 기억을 100% 의존하고 있어 왜곡하고 감춰진 부분도 있는 작가 선택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5번째 작품은 서울을 배경으로 역사 속에 배제된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울산에서도 다시 한번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미정 작가의 영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울산박물관의 올해 첫 기획전 ‘출향-망사리에 묻은 기억’은 다음달 10일까지 기획전시실Ⅱ에서 계속된다. 김보은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