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열풍… 교육 양극화에 울산 학부모들 상대적 박탈감
‘SKY캐슬’ 열풍… 교육 양극화에 울산 학부모들 상대적 박탈감
  • 강은정
  • 승인 2019.01.1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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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실 풍자 드라마로 연일 화제“서울보다 경쟁선상 뒤쳐질 것” 우려지역 교육 인프라 확대 필요 지적도

 

최근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풍자한 드라마 ‘SKY캐슬’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표출되고 있다. 교육환경이 서울을 따라갈 수 없다는 지역적인 한계 속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모양새다. 지역간, 계층간 교육 양극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울산의 한 고교 2학년 학생인 김모군은 겨울 방학기간 서울행을 택했다.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수업도 듣고 입시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다. 울산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교육 인프라가 없는 것이 서울행을 택한 주된 이유였다.

이 학생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고1때부터 방학 때만 되면 서울에서 공부한다.

학부모는 “아이를 방학 때마다 서울에서 공부시켰더니 성적이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 만족도가 높다”며 “스스로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고, 여력이 되는 한 계속 뒷바라지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상황은 울산에서도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소수 가정 이야기다. 울산판 SKY캐슬의 한 예라고 학부모들은 설명한다.

이러한 교육은 정보력과 경제력이 있어 가능하다. 방학특강 강의료와 숙식비 등으로 200~400만원 가량 들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박탈감에 빠진다.

고등학교 2학년인 정모 군은 “이번 겨울방학 때 반마다 10명 가량이 서울 학원에서 공부한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니 혹시라도 내 성적이 밀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SKY캐슬’을 편한 마음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게 지역 대다수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사교육 과열을 비판하면서도 ‘우리아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솔깃한 게 부모 마음이다.

학부모 윤재연씨는 “드라마를 보니 상류층들은 다양한 외부활동으로 생활기록부를 채워가고, 진로적성 체험도 마음껏 하는 것을 보며 해주고 싶지만 못해주는 우리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사교육업계는 ‘드라마는 과장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학벌주의가 있는 한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울산에는 드라마에 나오는 학습 코디네이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입시 컨설팅 해주는 곳은 몇몇 있다”며 “울산을 비롯해 지방의 고등학생들은 정시보다 수시 전형이 유리하기 때문에 고 1때부터 성적, 외부활동 등을 관리하는 현상이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내용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대다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명문대에 가길 원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라며 “할아버지의 재력, 할머니의 기획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인맥이 갖춰져야 명문대 진학 가능하다는 요즘 시대에 이를 대신 관리해줄 수 있는 사교육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드라마로 극명하게 드러난 교육양극화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울산지역의 교육 인프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SKY진학=성공’이라는 인식을 줄여가고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사회를 만든다면 이 같은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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