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 수 있는 추상화, 그림 자체를 즐겨줬으면”
“낯설 수 있는 추상화, 그림 자체를 즐겨줬으면”
  • 김보은
  • 승인 2019.01.0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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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한 작가 인터뷰
‘관계의 위치’ 주제로 추상화 30여점 선봬
작품 배치의 조화로움으로 관계성 표현
김경한 회화 작가.
김경한 작가.

 

“회화작품에는 이미지 외에도 색, 구도 등 여러 구성요소들이 있습니다. 제 작품이 낯설수도 있겠지만 그림 자체를 즐겨주길 바랍니다.”

9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난 김경한(38·사진) 작가의 말이다. 김 작가는 자신의 두 번째 개인전 ‘관계의 위치’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개인전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이어진다.

회관에서 마련한 올해 첫 전시인데다 추운날씨로 관람객이 줄어드는 시기라 전시에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들뜬 표정으로 전시개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업의 완성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작업한 대형작품들을 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는데 울산에선 문화예술회관밖에 없더라”며 “무조건 이곳에서 하고 싶어 대관신청을 했는데 선정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회화 작가인 그는 전시에서 지난해 1년간 작업한 30여점의 추상화를 선보인다. 이전까지는 공개된 적 없는 작품들이다. 전시장에는 100호 이상의 대형작품 등 다양한 규모의 작품이 조화롭게 걸려 있다. 이 조화로움은 공간을 살리면서도 전시주제인 ‘관계의 위치’를 표현한다. 추상화 자체에 어떠한 메시지를 담기 보단 색의 조화, 작품의 배치 등을 통해 전시장 전체를 하나로 연결시켜 ‘관계’를 나타낸다.

작품제목과 해설 대신 전시장 입구에 작가노트를 붙여 놓는 방식으로 작품해석의 자율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관계성 안에서 그 의미와 역할을 갖게 된다. 각자에게 가장 알맞은 위치들이 있다. 그 위치에 따라 아무리 의미 있는 귀한 것들도 무의미하게 되고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모습도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가지 예시를 들자면 전시 홍보물에 넣을 작품사진을 찍으려는데 작업실의 모습과 작품의 구도가 완벽히 맞아 떨어지더라”며 “어지러운 작업실의 모습도 구도에 따라 하나의 작품이 된다. 알맞은 위치를 찾으면 무엇이든 조연이 아닌 주연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울산미술계를 위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규모가 큰 작품은 소장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갈수록 작가들이 소규모 작품 위주로 작업하는 추세”라며 “이번 전시에 대형작품이 많은 건 다양한 회화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 울산미술계의 다양성을 위해서 젊은 작가들이 회관을 활용해 대형작품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이 고향인 김경한 작가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미술대학교 회화과 학·석사를 졸업한 뒤 2017년 초 울산에 돌아왔다. 북구 염포예술창작소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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